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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로 다가온 '관세 전쟁'…살얼음판 위에 놓인 韓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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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행사서 상호관세에 대해 연설을 하며 한국 26% 등 세계 각국에 부과될 상호 관세율을 설명하고 있다. 2025.04.03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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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發) 관세전쟁이 현실화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허풍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기대는 빗나갔다. '소리 있는' 전쟁이 시작되면서 한국 경제는 미래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 대미(對美) 무역흑자 규모,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 등을 감안할 때 26%의 상호관세율은 가늠하기 힘든 악재다.

악재의 출발점은 수출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수출은 1277억8600만달러(확정치·수리일 기준)로 전년대비 10.4% 늘었다. 7년 연속 최대 수출 실적이다. 이 중에서 자동차 수출이 347억4400만달러(27.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556억6500만달러다.

미국이 공식화한 대로라면 한국은 미국에 수출할 때마다 26%의 관세율을 적용해야 한다. 가격 경쟁력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사실상 무력화됐다. '제로 베이스'에서 경쟁해야 하는 구조다. 심지어 경쟁국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24%)의 상호관세율은 더 낮다.

미국이 책정한 한국의 상호관세율은 시장 예상을 웃돈다. 시장에선 대략 20% 정도의 관세율을 전망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는 국가별 관세율이 높았고 대상 국가도 광범위했다는 점에서 시장 예상보다 강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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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2025년 경제성장률 전망/그래픽=이지혜


당장 시급한 악재는 외환·금융시장의 변동성이다. 이날 코스피는 19.16포인트(0.76%) 내린 2486.70으로 마감했다. 우려한 수준만큼 변동성이 크진 않았지만, 상황에 따라 돌발 변수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전일 대비 0.4원 오른 1467원에 거래를 마친 원/달러 환율 역시 상호관세가 언제든 강달러 재료로 활용될 수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주재한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에서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에는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가용한 모든 시장안정조치를 즉각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외환·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우려되는 경우 당국이 내놓는 메시지의 전형이다.

저성장 국면에서 맞이한 미국의 관세조치는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1.5%로 전망한다. 대부분의 기관들이 1% 중반대의 전망치를 내놓고 있지만 영국계 투자은행인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전망치를 0.9%까지 낮췄다. 정부조차도 "경기 하방압력이 증가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추경)에 기대를 걸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10조원 규모의 추경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는 통상 대응 예산도 포함된다. 경기부양 추경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추가적인 재정 투입은 어떤 식으로든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러나 정치권의 추경 논의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최 부총리는 "정부가 제안한 10조원 규모의 필수 추경에도 무역금융, 수출바우처 추가 공급, 핵심품목 공급망 안정 등 통상 리스크 대응 사업을 적극 반영하겠다"며 "우리 기업들이 전례 없는 통상 파고를 헤쳐 나갈 수 있도록 국회에서 신속히 논의해 주시기를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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