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탄핵 선고 D-day…'승복' 목소리 커지지만
與지도부 "승복"·친윤은 "각하" 이중 메시지
野 "불의 선고 불복"…이재명, 헌재 직접 압박
정치권 "내일이라도 양당 지도부 입장 내야"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여당 지도부는 ‘헌재 판단을 존중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지만, 강성 계파인 친윤(친윤석열)은 정반대의 메시지를 내고 있다. 반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필두로 한 친명(친이재명) 진영은 탄핵 불복 표현을 주도하고 있다. 여야 모두 각각의 유리한 판결만을 요구하며 헌재를 압박하는 모습이다.
왼쪽부터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 = 이데일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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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복하라”는 與 지도부…“탄핵 각하” 외치는 친윤
국민의힘은 지도부 차원에서 수차례 “헌재 판단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3일 국회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우리 당은 어떤 결과가 나오든 수용하겠다고 했다”며 “반면 민주당은 ‘불의한 선고에 불복하겠다’며 사실상 대중 봉기를 유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의원도 같은 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헌재가 사실상 ‘내란 선동’에 가까운 야당의 떼법 탄핵을 인용한다면, 앞으로 어떤 정부든 다수 야당의 정치적 공세에 흔들릴 수밖에 없게 된다”며 “좌편향 극단주의로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尹 복귀는 유혈사태” 이재명…헌재 직접 압박 나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도부 차원에서 직접 헌재를 향해 압박을 하고 있다. 당내 승복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의원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친명계 인사들을 중심으로는 탄핵 인용을 기정사실화하며 사실상 ‘불복’을 암시하는 발언까지 나오고 있다.
이재명 대표 본인도 지난 3월 3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복귀는 제2의 계엄을 의미한다”며 “국민은 저항할 것이고, 그 저항으로 인한 유혈 사태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라고 했다. 박홍근 의원은 “불의한 선고가 나오면 불복할 수밖에 없다”고까지 주장했다.
반면 당에서 헌재의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비주류다. 대표적인 비명(비이재명)계 인사인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지난 3월 26일 MBN 유튜브 ‘나는 정치인이다’에서 친명계를 겨냥해 “지금 자칫하면 승복하지 않을 태세로 보이고 있다”며 사법부 영역을 압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물론 이 대표가 승복 의사를 밝힌 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 대표는 지난 3월 13일 채널A 유튜브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보수 논객 정규재 씨와의 대담에서 “당연히 승복해야 한다”며 “민주공화국의 헌법 질서에 따른 결정을 거부하면 어쩌겠느냐”고 한 바 있다. 다만, 해당 발언 이후에는 별도의 승복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다. 직접 헌재를 향한 압박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의힘과는 차이를 보인다.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서 차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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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당장 내일이라도 승복 선언을”
이재명 대표를 향해서도 지도부 차원의 명확한 승복 메시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과거의 승복 발언이 여전히 유효한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고 이후 여야가 헌재 결정을 수용하고 사태 수습에 나서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승복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공당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뜻”이라며 “최소한 내일 아침에는 지도부 차원의 승복 메시지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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