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 만에 -14%. 진절머리나서 손절(손해 보고 파는 것)합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에 국내 증시가 휘청인 3일, 주식 커뮤니티에선 이런 하소연이 넘쳤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2437.43(-2.73%)까지 밀리다가, 낙폭을 줄여 2486.7(-0.76%)로 장을 마쳤다. 수출 비중이 큰 반도체·자동차주의 충격이 컸다. 삼성전자(-2.04%)와 SK하이닉스(-1.67%), 현대차(-1.27%)가 줄줄이 하락했다. 외환시장도 출렁였다. 달러당 원화가치는 0.4원 내린(환율 상승) 1467원에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26%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 현황이 표시돼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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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은 해외가 더 컸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미국 나스닥 선물지수가 3% 넘게 하락했고 일본 닛케이(-2.77%), 홍콩 H지수(-1.3%)도 주저앉았다. 유럽 주요 증시도 2% 안팎 하락 출발했다. 투자자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관세 전쟁으로 국내 수출은 물론 세계 경기가 나빠질 경우 증시가 수렁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 탓이다. 그러나 전문가 사이에선 “단기 충격은 불가피하지만, 추세적으로 약세장에 진입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신재민 기자 |
반면 시장을 너무 어둡게 볼 필요는 없다는 전망도 나왔다. 최근 국내 증시가 조정을 거쳐 관세 리스크를 일정 부분 반영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26일 2643.94를 기록한 코스피는 관세 우려에 6거래일 동안 6.3% 하락했다. 미국이 ‘선 관세 부과→협상→관세 조정’ 전략을 취하는 만큼 향후 관세율이 지금보다 낮춰질 가능성도 있다.
증시 반등의 실마리 역시 미국이 쥐고 있다.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상호 관세율이 낮춰지거나, 유예안이 나와 우려가 진정돼야 한다는 게 공통된 견해다. 또 국내 산업의 경우 반도체 업황이 살아날 것이라는 신호가 보다 뚜렷해져야 힘을 받을 거란 분석이다.
정근영 디자이너 |
투자 대응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이진우 센터장은 “현재의 주가 레벨이나 정책 시점을 봤을 때 역발상으로 시장 진입을 준비해야 한다”며 “다만 개별 종목은 변동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주가지수에 베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변동성 장세에서 자산을 대피시킬 만한 종목은 없을까. 백찬규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에 관세 부과가 되지 않았고 미국이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리·의약품(바이오)·목재·콘텐트 등의 업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상호 관세 대상에서 빠진 반도체 종목에 투자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시각이 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트럼프의 관세 영향으로 한국 수출이 약 10% 감소할 수 있지만, 미국 내 생산 비중이 낮은 반도체 업종은 부담이 작을 수 있다. 반도체 위주로 주식을 모을 만하다”고 했다.
황의영·허정원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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