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이 또 하나 등장했다. MCP(모델 콘텍스트 프로토콜)라 불리는 표준 체계다. 작년 하반기 앤스로픽에서 선보였는데 천천히 확산하다 지난 한두 달 사이에 폭발 중이다.
AI 혁명은 현기증 나게 새 소식을 쏟아낸다. 딥시크, 그록, 클로드 같은 이름들이 화제에 오르고 더 이상 챗GPT가 독보적이라고 말하기 힘들다. 올해는 사람의 업무를 돕거나 문제를 해결해주는 AI 에이전트 폭발의 원년이 될 것 같다.
에이전트 확산의 가장 큰 장애물은 챗GPT 같은 대규모언어모델(LLM)과 외부 도구의 연결이 번거롭다는 점이었다. 여기서 도구는 데이터나 파일을 처리하는 소프트웨어 시스템이 될 수도 있고, 에이전트가 될 수도 있다. MCP는 이들을 손쉽게 연결할 수 있는 표준 체계다. 어떤 작업을 요구하면 LLM이나 에이전트들이 그에 맞는 서비스 제공자(MCP 서버)를 연결해서 작업해준다.
지금까지 LLM은 자신이 학습해놓은 것으로 (때로는 검색 결과도 이용해서) 주로 '대답을 해주는' 식이었다. MCP는 도구들을 연결시켜 '일을 해주도록' 한다. 이메일을 보내거나 항공편 예약을 해주는 식이다.
나: 폴더 '경로명'에 있는 사진 파일들의 제목을 내용에 맞게 바꿔줘. 우선 이 사진('경로명')에 있는 사람의 이름은 왼쪽부터 보검, 윤석, 철수야. 이 사실을 참고해서 이 폴더에 있는 사진들의 제목을 내용에 맞게 바꿔줘.
나: 윤석과 철수가 바뀌어 있어. 해당 사진들 제목을 수정해줘.
클로드: 바로 수정했습니다.
사진 제목의 예는 '철수_윤석_멀티노마폭포_관광객들틈에'다. 이제 곧 불만 사항 피드백, 스케줄표 기입, 날씨 조사, 이동 시간 예상, 온라인 주문, 항공편 예약 등이 언어 모델에서 대화로 해결된다. 이미 cursorAI는 MCP를 이용해서 코딩과 디버깅의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조만간 MCP 서버 등록이 폭발해 수백만 개에 이를 것이다. 필자가 맨 먼저 느낀 불편 지점은 불과 4000개 남짓한 MCP 서버 중에서조차 필요한 것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MCP 서버 조합을 찾아주는 MCP 서버가 등장할 것이다. 수백만 개의 MCP 서버 중 어떤 작업을 하기 위한 가능한 조합은 아주 많이 있을 것이고, 이들 중 최적·최소의 조합을 도출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최적화 문제다. 때가 되면 우리 연구실에서 이걸 최적화 문제로 풀어볼 계획이다.
MCP는 제안자 앤스로픽의 LLM인 클로드에서만 가능했는데 지난주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도 MCP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아마존 베드록(Bedrock)은 2주 전에 MCP를 지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MCP 같은 연결 도구들이 AI 비즈니스의 혈관이 될 것이다. 이들 덕분에 에이전트는 더 빠르고 똑똑해질 것이고, 말로 모든 일을 해결하는 시대에 한발 더 가까워졌다.
[문병로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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