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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23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5.4.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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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3일 여야의 공식적인 '승복'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 하루 전 여야가 헌재 결정에 승복하기로 뜻을 모은 것과 대조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 비상계엄의 위헌성을 강조하며 헌법재판소(헌재)에 탄핵 인용을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불복하겠다고 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승복 선언을 촉구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헌법재판소(헌재)는 다음날 오후 11시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건에 대해 선고를 한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 청구를 인용을 결정하면 윤 대통령은 직무정지 상태에서 곧바로 파면된다. 이 경우 '헌법'에 따라 60일 이내로 대통령 선거를 치르게 된다. 헌재가 기각·각하 결정을 내리면 윤 대통령이 즉각 직무에 복귀한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과 각 정당이 탄핵 심판 결과에 승복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헌재 결정 이후 양 진영의 혼란을 최소화하려면 정치권의 대승적인 승복 메시지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전날인 2017년 3월9일엔 정세균 전 국회의장과 여야 중진들은 한 식당에서 모여 헌재의 결정에 승복하고 통합된 마음으로 새 시대를 열어가자고 합의했다.
윤 대통령 탄핵을 앞두고는 국회 차원에서 승복해야 한다는 합의는 현재까지 나오지 않았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공식적인 자리에서 승복을 거론하지 않았다. 우 의장은 이날 오전 제주시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린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4.3의 배제와 차별 뿌리는 깊고 질기게 남아 오늘 우리 공동체를 위협한다"며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에서 일어난 적대와 선동, 혐오, 폭력도 다르지 않다"라고 말했다. 다만 우 의장은 전날 전직 국회의장단 간담회에서 "헌재의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분기점으로 이제 국가를 안정화해야 한다"고 했다.
[제주=뉴시스] 조수정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이 3일 제주특별자치도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77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4.03. chocrystal@newsis.com /사진=조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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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도부는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의 위헌성과 파면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4.3 추념식에서 "12월3일 친위 군사 쿠데타 계획에는 약 5000명에서 1만명의 국민 학살 계획이 있었다.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 그 하잘 것 없는 명예와 권력을 위해 수천 명을 말살하려 했다"고 말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천막당사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내일이면 내란수괴 윤석열은 파면될 것"이라며 "대표적 보수 인사조차 탄핵 기각은 군사독재 시절 회귀를 뜻하며 헌법은 휴지 조각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세계 석학과 외신들도 윤(석열 대통령)이 복귀하면 한국의 위기와 혼란은 심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헌재 결정에 대한 승복은 공식 선언이 없더라도 당연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사실상 기각·각하 시 불복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2017년과 달리 탄핵 심판 하루 전까지 여야가 신경전을 벌인 것이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비대위 회의에서 "이재명 대표는 '승복은 윤석열 대통령이 하는 것이라며 사실상 불복을 밝혔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의 대오 각성과 승복 선언을 촉구한다"며 "국민께도 간곡히 호소한다. 설령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여도 법과 제도의 틀 안에서 대화와 타협이라는 정치의 본질을 지키며 대안을 모색하고 절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3회 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5.04.02.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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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원내대표도 "민주당은 '헌재의 불의한 선고에 불복할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 불복을 선언하고 대중 봉기를 유도하고 있다"며 "반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여러 차례 탄핵 심판에서 어떤 결과가 나와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전격시사'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께서도 승복 메시지를 얘기해야 하지만 이재명 대표도 마찬가지"라며 "어떤 결과가 나오든 승복하겠다고 하는 것이 지지자들의 물리적 충돌이나 유혈 사태를 막는 길"이라고 말했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인용, 기각 시 모두) 대통령의 메시지가 중요하다"며 "대통령이 수용하겠다고 하면 (혼란이 금방 정리될지도) 모르지만 그렇지 않으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여당 재선 의원은 "헌재가 기각하면 야당은 받아들이지 않고 매주 정부 인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낼 것이다. 지루한 싸움에서 국민들만 등 터지는 것"이라며 "우 의장을 포함해 정치권 모두가 승복한다는 뜻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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