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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료 정책에 반대 목소리를 내며 선배들의 투쟁에 동참해 왔던 의대생들이 복학했습니다.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인제대학교 학생들도 복학 절차를 밟기로 결정하면서, 우려했던 '대규모 제적' 가능성은 사라졌습니다. 복학이 결정되면서 의대 수업도 본격적으로 재개됐는데, 수업 참여율은 아직 높지 않습니다.
의대생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은 어제(2일) 보도자료에서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통계를 제시했습니다. 의대협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체 취합한 결과, 15개 의대 재학생 6천571명의 수업 참여율은 평균 3.87%에 불과했습니다. 의대협은 이 자료를 내면서 협회의 방향성은 '투쟁'으로 수렴됐다고 밝혔습니다. 단체가 집단 투쟁을 결의한 상황에서, 개별 의대생들은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습니다.
전국 대부분 의과대학으로 의대생들이 복귀한 가운데 1일 서울 시내 한 의대 강의실에서 교수가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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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와 적응 돕기 위한 '가이드라인'
정신건강의학을 전공한 현직 의대 교수는 지난 1년간 의대생들이 익명의 온라인 세계 안에 갇혀 서로 연결됐고, 짜인 판 안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고 말합니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소수의 행동파와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다수로 구분된 학생들 사이에서 누군가 적극적 행동파와 다른 의견을 밝히면, 실명이 공개되는 등 집단 폭력이 가해진다고 설명합니다. 이 의대 교수는 지금의 상황이 의대생들에겐 싸워야 할 일종의 '전투' 같은 것이라고 했습니다. '전투 상황'에서 나 혼자만 복귀할 수 없는 학생들은 자기 의견과 자기 선택을 할 수 없음에 무기력함을 느끼고, 자살 충동이나 우울을 경험합니다. 강경한 목소리를 내온 적극적 행동파 학생들도 괜찮지 않습니다. 결의에 찬 표정과 표현을 하고 있는 그들도 복귀 후 정상적인(의정 갈등 이전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과정에서, 상당한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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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인 행동파든 따라가는 수동파든, 학교 입장에선 모두 다 품어야 할 의대 학생들입니다. 그래서 각 의대는 이 문제의 대책을 고심 중인데, 취재 결과 전국 40개 의과대학 학장들의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를 중심으로 '의대생 정신건강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마음 건강 괜찮을까? 안정화 이후엔 실태조사
가이드라인을 통해 학생들의 적응을 도운 뒤, 다음 단계로는 실태조사가 검토되고 있습니다. 교육이 안정화된 이후에도 학생들에게 남아있을지 모를 불안과 우울, 수면장애와 같은 심리적인 문제들을 실태조사를 통해 확인하고, 필요한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함입니다. 다만, 실태조사 단계까지 나아가려면 일단은 의대 교육 안정화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에, 실제 조사 시작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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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학 신청을 먼저 했다는 이유로, '등록 후 휴학' 방침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금 이 순간에도 익명의 온라인 공간에서 많은 학생들이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요청했던 메디스태프 사이트 폐쇄 관련 긴급 심의 결과는 사이트 폐쇄가 아닌 '시정 요구'였습니다. 경찰에 수사 의뢰된 개인정보 침해 게시물 삭제와 악성 이용자의 이용권 해지 등이 결정됐는데, 이 정도 조치만으로 강요와 조리돌림이 사라질지 의문이 남습니다. 정부와 대학들은 보완책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합니다.
이혜미 기자 para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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