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성범죄 피해자 1만명
피해건수 7년새 7배이상 급증
IT기기 친숙한 10·20대 다수
“퍼지는 속도 산불보다 빨라
촬영·시청·유포 근절해야”
피해건수 7년새 7배이상 급증
IT기기 친숙한 10·20대 다수
“퍼지는 속도 산불보다 빨라
촬영·시청·유포 근절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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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A씨는 예전에 교제했던 남자친구에게 “네 영상을 가지고 있으니 나랑 다시 사귀어야 한다”는 협박을 받았다. 그는 전 남자친구가 말하는 영상이 어떤 것인지 확인조차 못해 불안감에 매일 밤 잠을 설치고 있다. 외출할 때는 혹시나 모르는 사람에게 영상을 찍힐까 두렵고 고통스럽다.
3일 매일경제신문이 여성가족부 산하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센터에 접수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수는 1만305명을 기록했다. 접수 건수가 1만명을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8년 이후 처음이다.
디지털 성범죄가 빠르게 확산되는 배경에는 최근 온라인 플랫폼과 새로운 정보기술(IT)의 대중화·다양화가 자리 잡고 있다. 김미순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센터장은 “디지털을 가장 친밀하게 활용하는 젊은 층에서 피해가 빈발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작년 피해자 중 10대와 20대가 8116명(78.8%)을 기록했다.
디지털 성범죄가 증가하면서 온라인에 유포된 영상을 삭제해주는 ‘디지털 장의사’를 찾는 사람도 있다. 관련 업계 종사자는 “불법 촬영물이 퍼지는 속도가 산불이 번지는 속도보다 빠르다”며 “운영자 한 명이 불법 사이트 500~1000개를 운영하기에 영상이 업로드되면 5분 후에는 영상이 1만건으로 불어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성범죄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도 문제다. 지난 2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표한 ‘딥페이크 성범죄 실태’ 논문에 따르면 2020년 6월 25일부터 2024년 10월 15일까지 전국 법원 1심 판결문 152건을 검토한 결과, 47.17%가 집행유예 선고로 마무리됐다.
김 센터장은 “불법 촬영물을 촬영·유포·시청하지 않아야 하고 플랫폼 사업자들도 불법 촬영물이 유포되지 않게 기술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디지털 성범죄 인식개선을 위한 예방교육과 안전한 인터넷 공간을 위한 모두의 관심과 실천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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