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와 달걀과 보이저
“귀를 베고 잤더니 귀가 아팠다/ 12월의 소식도 아팠다/…//…/ 귀는 아픈 방향을 달고 있도록 태어나/ 제자리로 오래 가야 할 하현은 조금 더 해쓱해졌다”고 읊조리는 시편은 ‘12월의 귀’.
‘12월’이 오염되고 만 이 시절, 우직하게 일상에서 서정을 긷고 증거하는 시인 심재휘 지음, 문학동네, 1만2000원.
♦마법 같은 언어
“한국엔 전생에 자신이 가장 마음을 아프게 했던 사람의 부모로 다시 태어난다는 믿음이 있다”로 시작하는 한국계 미국 작가 고은지의 에세이. 이민자 2세인 딸을 두고 한국으로 돌아간 엄마가 이후 보내온 편지가 글감. 모녀·언어 관계, 상실과 치유, 개인과 역사에 관한 다단한 시선을 제공한다.
정혜윤 옮김, 다산책방, 1만7500원.
♦최인훈의 아시아
‘아시아’라는 인식틀에서 최인훈의 작품을 새롭게 해석하고자 한다. ‘중립’ ‘공존’이라는 문학적 상상으로 분열·대립의 현대사에 좌초되길 마다한 최인훈 작가와 작품의 현재성을 확인하는 작업. 가령 ‘태풍’에서 세계사적 공존의 가능성을 발견한다.
장문석 경희대 교수 지음, 틈새의시간, 3만원.
♦아직 영화로 만들어지진 않았습니다만
시나리오 작가·영화감독인 김진곤이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 ‘모래내 가족’의 드라마투르기(극작술)다. 부친의 죽음이 얘기의 발단으로, 아직 영화화하진 않았다. 제작 과정 없이 각본상 인물 창조·해석 등이 부각된, 영상과 각본, 소설의 ‘사이 장르’로 볼 만하다.
푸른문학, 2만2000원.
♦죽음의 로그인
타이완 작가 우샤오러의 장편. 우등생이었으나 사고 이후 온라인 게임에 빠져든 천신한, 학교폭력 끝에 가출한 루이안은 서로 드물게 비밀을 터놓는 ‘게임 친구’. 그러나 곧 디지털 범죄에 노출된다. 출간 직후 ‘타이완판 엔(N)번방’이라 할 범죄 모임이 적발되며 더 주목받았다.
강초아 옮김, 위즈덤하우스, 1만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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