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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평 윤씨 집성촌 “하루빨리 시국 안정되길…” 윤석열에 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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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 노성면 주민들 쓴소리

공주 산성시장 상인은 한숨

“계엄 후 손님 발길 뚝 끊겨”

파평 윤씨 집성촌이 있는 충남 논산시 노성면의 명재고택 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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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 당시 반대하는 여론도 많아 뜯어말렸건만, 결국 이 사달이 나버렸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 전날인 3일 충남 논산시 노성면 명재고택 앞에서 만난 한 파평 윤씨 주민이 혀를 차며 말했다. 명재고택은 윤 대통령의 본(本)인 파평 윤씨 가문이 거주했던 가옥이다. 노성면은 파평 윤씨 집성촌이다.

다른 주민 윤모씨(70)는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야당 의석이 압도적으로 많아 뭘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파평 윤씨 가문에선 윤 대통령의 출마를 줄곧 반대했다”고 했다. 그는 “계엄을 했으면 제대로 책임을 져야 하지만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역적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버티고 있는 것뿐이지, 설령 탄핵이 기각돼 윤 대통령이 복귀한다고 해도 복귀를 절대 반대할 것”이라고 했다.

같은 날 충남 공주 산성시장에서 만난 상인들도 윤 대통령을 향해 쓴소리를 냈다. 공주는 윤 대통령 부친의 고향이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전날인 지난해 12월2일 이 시장을 찾았다. 윤 대통령은 당시 시장 방송실에서 일일 DJ를 자처하며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공주가 제 아버지 고향이니 제 고향이나 다름없고 여러분께서 저를 ‘공주의 아들’로서 늘 응원해 주신 덕분에 저도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세계 경제가 어렵지만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긁어모아 여러분들이 사기를 잃지 않고 힘내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활짝 웃으며 상인들과 악수하던 윤 대통령은 이튿날 밤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산성시장에서 10년 넘게 분식집을 운영한 60대 최모씨는 “아무래도 참신한 이미지였던 윤 대통령을 찍어줬는데, 탄핵을 앞두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이 정치를 잘해 박근혜 대통령도 찍어줬다”며 “내가 찍는 대통령마다 왜 말로가 좋질 않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최씨는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탓을 하며 “국민이 뽑아준 만큼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했어야 함에도 나라보다 배우자를 끔찍이 생각하다보니 이 사태까지 온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누가 대통령이 되든 상관없으니 하루빨리 어수선한 시국을 안정화시켜줬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덧붙였다.

산성시장에서 10년 넘게 과일가게를 운영한 80대 A씨는 “비상계엄 당시만 해도 시장에서 과일을 팔았지만 지금은 문 닫고 쉬고 있다”며 “안 그래도 나라 경제가 좋지 않아 시장에 손님이 뜸했는데, 계엄 이후엔 아예 발길이 끊겼다”고 했다. 그는 “매일 TV에서는 정치인들이 싸움만 하고, 탄핵과 관련된 정치인들의 행태에 신물이 나 TV도 보지 않는다”며 “탄핵 사태에 이어 산불까지 국가 상황이 말이 아닌 만큼, 얼른 사태가 진정돼 경제가 살아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글·사진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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