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앉은 정계선, 문형배, 정형식, 김복형, 조한창, 정정미 헌법재판관, 윤석열 대통령, 이미선, 김형두 헌법재판관.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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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대한민국 역사의 한 장이 넘어간다. 국회의 탄핵소추 이후 111일 만에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의 운명을 결정한다. 그동안 나라는 중심을 잃고 흔들렸다. 경제는 곤두박질쳐 서민의 삶에 그늘이 짙어졌다. 오늘은 국가적 위기를 끝내는 날이자 정치·사회적 혼란에 종지부를 찍는 날이어야 한다.
민심의 갈등이 전례 없이 심각하다. 2017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보다 찬반 대립이 더 극심해졌다. 이미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를 겪었지만, 선고를 앞두고 헌법재판관 등에 대한 테러 위협이 난무하는 실정이다. 헌재 결론에 대한 불복이 과격해지면 선고 당일 4명이 숨졌던 8년 전보다 더 큰 충돌과 피해까지 우려된다.
우리 정치는 8년 전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에서도 교훈을 얻지 못했다. 제왕적 대통령의 무소불위 권한을 줄이는 개헌이나 권력구조 개편을 이뤄내지 못했다. 진보·보수 정권이 교차했지만 정치 보복과 진영 대립은 격화했다. 선거에서 ‘상대 진영’을 누를 수만 있다면 ‘우리 진영’의 후보를 무조건 지지한 결과가 오늘이다.
국민을 편 가르며 적대적으로 공생해 온 정치권은 여전히 국민을 패배의 길로 내몰려 한다. 비상계엄으로 국정 공백과 분열을 초래한 윤 대통령은 승복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줄탄핵을 강행했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승복은 윤석열이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헌재 선고 이후 분열을 부추겨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 드는 세력이 있다면 바로 그들이 민주사회의 주적(主敵)이다.
탄핵 찬반 세력은 그동안 충분히 의견을 주장했다. 모두 나라를 위하는 심정이었으리라 믿는다. 경제 발전과 민주주의를 동시에 달성하는 ‘기적의 여정’에도 함께했을 것이다. 탄핵심판 이후 불복으로 인한 혼란과 파멸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국민의 ‘위대한 승복’으로 통합을 향해 다시 일어설 것인가. 오늘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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