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강했던 상호관세에 시장 대혼란
자유무역시대 저물고 고관세 장기화 시대
중소형주 러셀2000지수 '약세장'에 진입
나이키 14.5%, 애플 9.3%, 엔비디아 7.8%↓
3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거래동향을 파악하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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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약 4% 하락했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거의 4.8% 하락했고,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도 6% 가까이 떨어졌다.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2000지수는 6% 이상 급락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25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 대비 20% 이상하락하며 주요 지수 중 첫번째로 약세장에 들어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직후에는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소형주가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후 관세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가장 크게 타격을 입은 것이다.
월가에서는 주가가 10% 하락하면 ‘조정 국면’, 20% 이상 하락하면 ‘약세장(bear market)’으로 본다. 현재 S&P 500과 나스닥 종합지수는 조정 국면에 있으며,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그보다 조금 덜 하락한 상태다.
기술주는 급락하고 의류·소매업체를 비롯해 중소형주 대부분이 크게 타격을 받고 있다. 트루이스트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 키스 러너는 CNBC에 “경제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에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게다가 소형주는 변동금리 부채가 많아 이자 비용 부담도 높다. 양쪽에서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무역흑자폭이 큰 국가들은 고율의 상호관세를 부과받았다. 국가별 상호 관세율은 △중국 34% △유럽연합(EU) 20% △베트남 46% △대만 32% △일본 24% △인도 26% △한국 26% △태국 36% △스위스 31% △인도네시아 32% 등이다. 중국의 경우 기존 20% 관세에 상호관세까지 더해지면 총 54%포인트 관세율이 올라가게 된다.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도 크다. 무역법232조에 따라 관세가 적용되는 철강·알루미늄,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에 이어 구리, 의약품, 반도체, 목재 등에도 향후 25% 이상을 부과할 예정이다. 미국은 이를 바탕으로 교역국과 협상을 벌여 차츰 관세율을 낮출 계획이지만, 일부 국가가 보복관세를 예고해 세계 경제에 ‘관세 쓰나미’가 덮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중국은 단호한 대응 조치를 예고했다. 중국 상무부는 성명을 통해 “중국은 이에 단호히 반대하며 자국의 권익을 수호하기 위해 단호하게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은 20% 상호관세에 보복 조치를 시사하는 동시에 협상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입장문을 통해 “상호관세 등과 관련한 협상이 실패할 경우를 대비한 보복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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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주식이 폭락했다. 아시아 생산 비중이 높은 나이키와 애플은 14.47%, 9.25%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7.8%, 아마존은 9% 정도 떨어졌다. 메타는 9%, 테슬라는 5.5%, 대만 TSMC ADR은 7.6%, 브로드컴 10.5% 등 줄줄이 하락했다.
미국 경기침체 우려와 함께 안전자산 쏠림 현상으로 국채금리도 급락 중이다. 오후 4시기준 글로벌 국채벤치마크인 10년물 금리는 14.4bp(1bp=0.01%포인트)나 빠진 4.051%까지 내려갔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금리 역시 20bp 떨어지며 3.704%에서 움직이고 있다. 시장은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연방준비제도가 올해 네차례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6월 연준이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99.1%를 반영중이다. 7월 연이어 25bp를 인하할 확률도 73.5%에 달한다. 이후 9월 인하가능성은 54.19%, 12월 추가 인하가능성은 70.5%다.
달러 역시 급락 중이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무려 1.55%나 급락한 102.20을 기록 중이다. 장초반 110선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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