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이슈 책에서 세상의 지혜를

'머스크는 큰 아기', '저커버그는 한심'... IT전문기자의 신랄한 비판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책과 세상]
카라 스위셔 '테크 천재들의 연대기'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가 지난해 12월 2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 본사에서 열린 '메타 커넥트 콘퍼런스'에서 메타의 증강현실(AR) 스마트 안경 '오라이언'을 착용하고 있다. 멘로파크=A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트위터와 유튜브는 물론이고 페이스북 또한 현 시대의 디지털 무기 딜러가 됐다. 그들은 인간의 소통을 변형시켜 종종 사람들 사이의 연결을 대립으로 만들고, 그 불화를 전례 없는 규모의 피해로 급증시켰다. 그들은 수정헌법 제1조를 무기화했고 시민 담론을 무기화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치를 무기화했다."

한국 상황을 설명하는 듯한 이 글은 미국 IT 전문 기자 카라 스위셔(62)가 2018년 뉴욕타임스에 쓴 칼럼의 일부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유발하는 정치적 편향성과 이로 인한 극단적 대립은 한국만의 일이 아닌 전 세계적 문제다.

신간 '테크 천재들의 연대기'는 스위셔가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마크 저커버그, 일론 머스크 등을 인터뷰한 내용을 기반으로 각 인물과 이들이 개발한 기술에 대해 비평한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뉴욕타임스에서 일한 저자는 테크업계의 최전선에서 이들이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미국 기업의 리더로 변화하는 과정을 지켜봤다.

테슬라 최고경영자이자 미국 정부효율부(DOGE) 수장 일론 머스크가 2월 20일 미국 메릴랜드주 옥슨힐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 참석해 관료주의를 혁파하자며 전기톱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옥슨힐=AP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엘리자베스 워런(왼쪽) 미국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이 지난달 8일,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에서 카라 스위셔와 인터뷰하고 있다. 오스틴=A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테크업계 리더들은 몸집이 커질수록 "안락함과 특권의 깊숙한 곳"에 숨은 채 비판을 수용하지 않았다. 발명가 정신과 창의성, 혁신성을 잃어갔다. 그가 꼽는 대표적 인물은 저커버그와 머스크다. 저자는 "저커버그는 사악하지도, 악의적이지도, 잔인하지도 않았지만 예나 지금이나 계속 자신이 부추긴 세력들에 대해 유별나게 순진했다. 그는 자신의 디지털 플랫폼이 가진 힘을 억제할 준비가 한심할 정도로 전혀 돼 있지 않았다"고 혹평했다. 머스크에는 "큰 아기 모드로 퇴행하고, 아첨꾼들에게 둘러싸여 가망 없는 사람이 됐다"고 신랄하게 꼬집었다.

저자는 이 소수의 억만장자에게 인류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테크업계의 방향 결정권"을 맡기는 것을 우려한다. 그는 "민주적 제도가 개인 정보보호의 부재, 개정된 반독점법의 부재, 알고리즘 투명성 요구의 부재, 중독 및 정신적 영향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 부재에 직면하면서 무너졌다"며 "테크 기업을 규제할 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일보

테크 천재들의 연대기·카라 스위셔 지음·최정민 옮김·글항아리 발행·408쪽·2만2,000원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한국일보 주요 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