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투자사 설립 예비계약 체결"
관세·조사 압박에 몰린 TSMC
인수대신 '지분 투자·기술 전수'
장비·공정 달라 효과에는 의문
인텔 내부 반발 등 걸림돌 남아
4·5위 업체 합병설까지 나와
삼성전자, 2위자리 내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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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 시간) 디인포메이션은 소식통을 인용해 “인텔과 TSMC 임원들이 최근 합작 투자사 설립을 위한 예비 계약을 체결했다”며 “인텔과 기타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합작사에 대한 대부분의 지분을 보유하고 TSMC는 20% 정도를 인수하는 방안”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대만 디지타임스는 TSMC 이사회가 인텔 파운드리 ‘인수’에 대해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100% 지분 인수가 아닌 일부 지분 투자 방식이라면 현실성 있는 방안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TSMC가 인텔에 대한 투자금을 최소화하려는 만큼 지분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어서다. 디인포메이션은 “합작 투자가 이뤄진다면 TSMC는 인텔에 반도체 제조 방법을 전수하고 인력도 교육하게 된다”고 전했다. 거액의 자금 투입 대신 무형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방안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다만 인텔 내부의 반발이 여전하다는 점이 걸림돌로 지적됐다. 인텔과 TSMC가 사용하는 장비와 제조 공정이 달라 노하우 전수가 무의미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디인포메이션은 “거래가 이뤄지면 광범위한 해고가 이뤄질 수 있다는 인텔 임원진의 저항이 적지 않다”며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안은 불분명하고 심의 과정에서 최종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당장 관세와 대(對)중국 수출 조사에 직면한 TSMC 입장에서 별다른 선택권이 없다는 점도 거래 성사에 무게를 싣고 있다. 전날 트럼프는 대만에 대해 34%에 달하는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반도체 관세에 대해서도 “곧 시작하겠다”며 예고한 상태다. 더구나 미 상무부는 TSMC가 화웨이와 거래했다는 의혹을 갖고 집중 조사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가 관세와 규정 위반 관련 조사를 ‘목줄’로 활용하고 있는 만큼 TSMC는 잠재적 경쟁사인 인텔 파운드리 역량 강화에 울며 겨자먹기로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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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거론되는 파운드리 4·5위 대만 UMC와 미국 글로벌파운드리의 합병설도 삼성전자에는 좋지 않은 소식이다. 두 회사가 합병되면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2위 자리마저 빼앗길 수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 파운드리는 공장 가동률이 하락하면서 올해 시설 투자 예산을 지난해의 절반인 5조 원 이하로 축소했다”며 “미국 테일러 공장 건립도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TSMC·인텔 동맹은 삼성의 미국 사업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짚었다.
그나마 기댈 곳은 중국 시장이다. 중국 반도체 업계는 미국의 강력한 반도체 압박으로 현지에 7㎚(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공정의 핵심 장비인 극자외선(EUV) 기기를 들일 수 없고 TSMC 반도체 라인 활용도 제한돼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 파운드리가 중국 시장 수주 확대 전략을 짜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팹리스와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삼성의 이러한 행보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윤민혁 특파원 beherenow@sedaily.com강해령 기자 h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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