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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목)

윤석열 처음부터 8:0인데 왜 각하 기각 논란일었나?[권영철의 Why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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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율사 출신 의원들 억지주장

탄핵반대 세력에 에너지 공급

5:3 '데드락설' 제기 후 억측이 날개 단 듯 퍼져

박근혜 탄핵 때보다 심리기간이 길어지며 억측 시작

처음부터 8:0 확신한 건 상식적인 법률가들의 판단과 일치

CBS 박지환의 뉴스톡
■ 방송 : CBS 라디오 '박지환의 뉴스톡'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박지환 앵커
■ 출연 : 권영철 대기자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기일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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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환 앵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은 예상했던 대로 8:0 전원일치 파면이 선고됐습니다.
그런데 왜 심판 도중 각하니 기각이니 하는 억측이 나돌았을까요?

권영철 대기자와 짚어 보겠습니다.

이렇게 8:0으로 파면될 건데 중간에 왜 그렇게 각하니 기각이니 논란이 일었을까요?

[권영철 대기자] 헌법재판소의 결정문을 읽어보면 상식인 판단입니다. 예상에서 벗어난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왜 심판 도중 '각하가 될거다', '4:4 또는 5:3 기각이다' 하는 말들이 나돌았을까요? 심지어 특정 재판관을 거론하며 성향이 어떻다, 장인이 누구다 하면서 집중 공격까지 있었습니다.

이런 억측들이 나돈 이유는 첫 번째 이유는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가 이전의 탄핵 때보다 심리 기간이 길었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소추된 지 91일만에 파면됐고, 윤 전 대통령은 111일만에 파면됐으니 20일 이상 길었습니다. 또 박 전 대통령은 변론 종결 후 11일만에 선고가 됐지만 윤 전 대통령은 변론종결 후 39일만에 선고가 이뤄졌습니다.

그렇지만 박 전 대통령 당시에 헌재는 탄핵 1건만 다뤘지만, 이번에는 방통위원장, 감사원장, 검사3명, 한덕수 총리, 심지어 마은혁 재판관 임명을 둘러싼 권한쟁의심판까지, 여기에 일반 국민들의 헌법소원사건(3월 27일 선고)까지 있었습니다.

서울시립대 로스쿨 차성안 교수는 "아무리 8:0의 결론이 명백하더라도, 헌재 재판연구관과 재판관이 쟁점별로 검토보고서를 쓰고, 결정문 초안을 작성하며, 8명의 재판관이 쟁점별로 토론하며 의견을 조율해 나가는 과정을 생략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윤 대통령 측이 던져 놓은 수많은 주장들 대부분 인정되지 않을 주장이지만, 거기에 대해 모두 판단해야 하고, 수천, 수만 페이지의 수사기록과 증인 신문 조서 녹취 등을 읽지도 않고 검토보고서나 결정문을 쓸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피청구인과 여당인 국민의힘이 탄핵반대 세력에 에너지를 계속 공급했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김기현, 나경원, 조배숙 등 판사 출신 중진의원과 주진우 의원 같은 검사 출신 법률가들이 억지에 가까운 법리주장을 펴면서 그 논리가 일파만파 퍼졌습니다. 결론은 아무 것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세 번째는 변론 종결 후 한 달 넘게 지나면서 억측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고, '5:3 데드락' 설이 제기된 뒤 억측이 날개 단 듯 퍼졌습니다.

인용과 기각이 5:3이어서 인용도 기각도 결정하지 못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4월 18일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 퇴임때까지 선고하지 못하는 사태까지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그렇지만 청구인측 대리인단에서는 '데드락'에 대해 "5:3인지, 6:2인지, 7:1인지, 8:0인데 버티고 있는 건지 알 수 없는 노릇"이라며 "데드락에 관한 가설은 충분히 예상했던 가설, 시나리오 중 하나였을 뿐인데 갑자기 주목을 받으면서 사람들이 놀라게 됐던 것"이라고 정리했습니다.

민주당 법률대변인인 이건태 의원은 '5:3 데드락' 설에 대해 "전혀 근거 없는 잘못된 추측"이라며 헌재 선고가 늦어진 이유는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선고와 관련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권 대기자는 처음부터 시종일관 8:0 전원일치 파면을 확신했는데 어떤 근거로 그런 판단을 했을까요?

[대기자] 전직 헌법재판관이나 헌법학자 그리고 법률가들을 취재하면서 확신했습니다. 정치권에서 활동하거나 진영 논리에 빠진 경우가 아니면 8:0 파면을 확신했습니다.

비상계엄 선포 당시, 전 국민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무장군인이 헬기를 타고 국회로 진입하고 본관 유리창을 깨면서 진입하는 장면, 경찰이 국회의원들의 진입을 막는 장면을 봤습니다.

12·3 내란사건과 8년 전 박근혜 사건을 비교하면 더 분명해 집니다. 대통령 소추 대상 범죄가 아니었던 박 전 대통령이 8:0이었으니까, 이번 사건은 더더욱 8:0" 전원일치가 맞지 않겠습니까? 특히 기각으로 대통령직에 복귀하게 된다면 '계엄 면허증'을 발급해주는 결과가 되니 그럴 리는 없다고 봤습니다.

헌법재판관들의 식견과 상식을 믿기도 했습니다.

[앵커] 권 대기자의 식견과 상식도 탁월했습니다. 그런데 윤 전 대통령은 메시지는 내놨지만 내란에 대해서는 끝까지 사과하지 않는군요?

[대기자] 그렇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거나 친위쿠데타 이후 벌어진 국정 혼란에 대해 대국민 사과는 하지 않았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끝까지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너무나 안타깝고 죄송하다"며 "많이 부족한 저를 지지해주시고 응원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는데, 지지와 응원을 강조한 건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가 아닐까 하는 해석이 나옵니다.

"그동안 대한민국을 위해 일할 수 있어서 큰 영광이었다"고 했으니 불복한다는 말은 아니니까 이걸 두고 사실상의 승복 메시지라고 언론들이 알아서 해석을 합니다.

[앵커] 오늘 헌재의 전원일치 8;0 파면, 그 의미는 뭐라고 보십니까?

[대기자] 상식적인 판단이라고 봅니다. 헌법을 위반했고, 앞으로도 헌법을 준수할 의지가 없으니 파면하는 게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잘못이 있으면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게 순리이기도 합니다.

우원식 국회의장의 '헌법과 민주주의의 승리'라는 평가가 와 닿았습니다. 고등부장 출신의 변호인은 한마디로 "정상을 정상으로 판단하게 만든 지극히 정상적인 판단"이라면서 "이게 나라의 안정이고 국격아니겠나?"라고 평가했습니다.

헌재의 파면 결정문 중 가장 주목한 부분은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의 범위를 초월하여 국민 전체에 대하여 봉사함으로써 사회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하였다. 헌법과 법률을 위배하여 헌법수호의 책무를 저버리고 민주공화국의 주권자인 대한국민의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하였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내란 우두머리가 파면됐으니 일상으로 돌아가서 편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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