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파면]
“논쟁적 영부인” 평가받은 김건희… 대선 과정 ‘그림자 내조’ 약속했지만
순방때 비선 보좌-디올백 수수 잡음… 건진-천공 무속인 국정개입 의혹도
지난해 6월 중앙아시아 순방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가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한 모습. 성남=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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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저의 잘못이고 불찰이다.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인 2021년 12월 김건희 여사는 허위 경력 기재 의혹이 제기되자 이같이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윤 전 대통령의 정계 입문 이후 처음 공개석상에 나선 김 여사는 ‘그림자 내조’를 강조했지만 약속은 오래가지 못했다.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 각종 사안으로 구설에 오른 김 여사는 4일 윤 전 대통령 파면으로 역대 영부인 중 가장 큰 논란을 불러온 영부인이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
김 여사는 윤 전 대통령이 검사 시절이던 2012년 결혼했다. 52세 노총각 검사와의 늦깎이 결혼으로 화제를 모았던 김 여사는 과거 인터뷰에서 “나이 차(12세)도 있고 오래전부터 그냥 아는 아저씨로 지내다 한 스님이 나서서 연을 맺어줬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들어 윤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파격 발탁되는 등 승승장구하면서 김 여사는 물론 김 여사의 가족들을 둘러싼 논란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에 연루됐다는 의혹과 김 여사의 모친 최은순 씨가 경기 성남시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증명서를 위조했다는 의혹 등이 대표적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은 검찰이 4년간 수사 끝에 지난해 10월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하면서 막을 내렸지만 이 과정에서 김 여사를 비공개 방식으로 대면 조사한 것을 두고 특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 여사의 대통령 순방 동행 과정에서도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2022년 7월 스페인 마드리드 첫 해외 방문 당시 이인모 당시 대통령인사비서관 아내 신모 씨가 민간인 신분으로 동행하면서 비선 보좌 및 특혜 논란이 제기됐다. 2022년 11월에는 동남아 순방 중 캄보디아에서 몸이 불편한 아이를 안고 사진을 찍었다가 야당으로부터 ‘연출된 기획’이라는 비판을 받았고, 2023년 7월에는 리투아니아 방문 중 명품 편집매장에서 쇼핑을 했다는 현지 매체 보도가 나와 홍역을 치렀다.
지난해 9월부턴 김 여사가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명태균 씨와의 통화 녹취록,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공개되면서 논란이 거세졌다. 더불어민주당 등은 눈덩이처럼 불거진 김 여사 리스크가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배경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영국 더타임스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김 여사를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에서 강한 권력욕으로 몰락의 길을 간 여주인공 ‘레이디 맥베스’에 비유하기도 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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