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현대차에 추가 공공기여를 요구할 방침이다. 하지만 현대차로서는 아쉬울 게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층수를 당초 105층을 지을 때 투입되는 군(軍) 레이더와 방공시설 설치 및 유지 비용 대신 공공기여를 늘리는 게 더 낫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당초 2026년 12월로 예정됐던 GBC 사업 완공은 최소 1년 이상 늦춰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더욱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 노선과 C 노선이 만나는 삼성역의 개통시기도 이로인해 더 늦어질 우려가 나온다.
5일 서울시와 현대차그룹 등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삼성동 GBC 개발사업의 건축계획 변경을 위한 사전협상 재협상 절차가 이달 착수된다. 사전협상 결과에 따른 건축계획 확정은 빨라야 연말에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사전협상 재협상을 준비하기 위한 사전 조율팀이 구성된 상태"라며 "이달 중 재협상에 착수해 3~4개월 안에 사전협상을 완료하고 곧바로 사업계획 마련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 조감도 [자료=현대차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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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동 GBC 개발사업은 2014년 한국전력의 부지 매각으로 본격화됐다. 당초 현대차그룹은 이곳에 110층 이상 쌍둥이 마천루 2개 동을 짓고 현대차그룹 계열사는 물론 현대백화점그룹, HDC현대산업개발그룹 등 '자매 기업'이 총집합한 통합사옥 '글로벌 비즈니스센터'로 개발할 구상이었다. 여기에 현대차그룹은 부지의 40%에 해당하는 공공기여금액 약 1조7000억원을 현금으로 납부한데다 당시 정부의 조기 인허가 지원이 이뤄지며 GBC 착공은 매입 2년 후인 2016년부터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이 돌았다.
서울시는 바뀐 글로벌비즈니스컴플렉스 사업계획에 대해 8월까지 사전협상을 마무리하고 이후 건축계획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사전협상 과정에선 공공기여금 증액이 중점사안이다. 서울시는 당초 105층 랜드마크를 지어 전망대를 시민에게 공개한다는 조건으로 GBC의 공공기여금액을 낮춰줬다. 하지만 105층 랜드마크가 무산된 상황에서 공공기여를 올려야한다는 방침을 정한 상태다.
현대차그룹으로선 추가 공공기여가 오히려 더 낫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행 법령상 건물 높이가 260미터(m)가 넘으면 공군의 '작전 제한사항'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 비용을 현대차가 부담해야한다. 앞서 569미터 랜드마크 빌딩 건립 계획에서 현대차는 공군에 새 레이더 구입 비용을 지급하고 아울러 헬기의 비행로 조정에 따른 제반 비용도 부담키로 했다. 하지만 55층으로 짓게 될 경우 260미터 이하가 되는 만큼 이 비용을 부담할 이유가 없어진다.
이와 함께 교통처리계획도 사전협상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변경된 GBC 계획은 층수가 줄어들지만 건물 바닥면적과 연면적은 오히려 20% 늘어난다. 또 당초 계획에선 범 현대가의 통합사옥으로 쓰일 예정이었지만 이젠 사옥 외 업무·판매시설도 지어질 예정인 만큼 유동인구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영동복합환승센터에 대한 현대차그룹의 기여가 사전협상의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같은 새로운 건축계획 확정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는 만큼 현대차 공공기여금액으로 짓는 영동대로 지하복합 복합개발이 늦어질 우려가 나온다. 서울시는 지난 2월 공사에 착수한다고 알린 상태다.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로 짓는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의 가장 큰 관건은 GTX-A노선 삼성역이다. 현재 파주운정~서울역, 수서~동탄 남북구간에서 따로 운영되는 GTX가 연결되는 예상 시기는 2026년 6월이다. 하지만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공사가 끝나기 전에는 삼성역을 무정차 통과하게 된다. 이 시기가 길어질 것이란 이야기다. 자칫 삼성역 무정차통과 시기도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비와 상관없이 GBC 공사가 진행돼야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도 건립이 가능하다"며 "GBC 계획이 1년 이상 늦어지는 만큼 GTX 삼성역도 늦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5년째 이어지고 있는 땅파기 공사만 지속되며 삼성역 주변 주민 불편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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