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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가지 맛 곰젤리 제주 상륙… 야생젤리보호구역 ‘하리보 해피월드’ 가보니[동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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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제주 관광, 전시·공간 이벤트 ‘핫플’ 거듭나나

하리보 해피월드 인 제주 전경.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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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공항에서 차로 15분. 구제주와 신제주 사이 복합문화공간 피커스. 1층에 알록달록한 곰젤리 조형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시관 이름은 ‘하리보 해피월드 인 제주’. 초대형 젤리 캐릭터들이 반기는 입구를 지나면 브랜드가 만들어낸 상상의 세계가 펼쳐진다.

직접 현장을 찾았다. 아이 손을 잡은 가족 단위 관람객부터 사진을 찍으며 포즈를 취하는 20~30대 커플, 굿즈 쇼핑을 즐기는 젤리 마니아까지 전시장 입구부터 피커스 야외 정원까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최근 제주 관광은 복합적인 흐름 속에서 변화하고 있다. 국내 관광객의 발길은 다소 줄어든 반면 외국인 관광객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4년 기준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약 1187만 명으로 전년 대비 6.4% 감소했지만 외국인 관광객은 190만 명을 넘어 전년 대비 169% 급증했다. 해외 직항 노선 확대, 개별 여행 트렌드, 그리고 자연·문화 복합형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전환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주는 여전히 국내외를 막론하고 여행객들에게 특별한 목적지다. 바다와 오름, 풍광 좋은 카페와 지역 음식은 물론 새로운 감각의 관광 콘텐츠들이 꾸준히 등장한다. 지난해 제주에 새롭게 등장한 하리보 해피월드는 단순한 체험형 공간을 넘어 제주 관광의 정체성과 콘텐츠 소비의 방향을 바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리보 해피월드는 지난해 7월부터 개관 두 달 만에 누적 방문객 10만 명을 기록했다. 올해 7월까지 연간 20만 명 이상이 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리보 측은 제주지역 협업 콘텐츠와 시즌별 프로그램 등을 통해 새로운 공간으로의 변화를 계속 시도하고 있다.

‘곰젤리 세계관’ 생생하게 체험하는 쫄깃한 재미

브랜드가 그리는 ‘즐거움’이라는 철학을 오프라인 공간에 구현한 이 전시는 하리보가 어떻게 브랜드를 감각적으로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전시 규모는 총 1200평, 공간은 7개의 테마로 구성됐다. 각 섹션은 브랜드 역사부터 철학과 캐릭터 등 하리보 세계관을 체험할 수 있도록 연출했다.

첫 공간 ‘하리보의 초대’에서는 브랜드 오리지널 아이덴티티를 담은 캐릭터와 50년 된 틴케이스, 초기 제품 패키지 등이 관람객을 맞는다. 브랜드 시작을 알리는 이 공간은 하리보가 직접 보낸 초대장을 관람객이 직접 열고 들어가는 것처럼 연출했다.

곶자왈 형상으로 꾸며진 젤리아일랜드.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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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자왈 형상으로 꾸며진 젤리아일랜드 내 젤리도감.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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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등장하는 ‘웰컴 투 젤리 아일랜드’는 몰입형 공간이다. 제주 곶자왈의 숲과 덤불을 형상화한 공간 속에 젤리 세계가 증강현실(AR)과 미디어 프로젝션으로 구현된다. 관람객은 젤리로 만들어진 섬에 들어가는 경험을 체험하게 된다. ‘야생젤리보호구역’이라는 설정이 재밌다. 다양한 곰젤리들과 교감을 추구하는 공간이라고 하리보 측은 설명했다.

하리보 해피월드 인 제주 하리보 비치타운.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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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보비치타운에 설치된 게임. 게임 후 앱으로 젤리를 모아 빙고판을 만드는 미션을 즐길 수 있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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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보 비치타운’은 휴식과 놀이가 어우러지는 복합 공간이다. 트램펄린과 인터랙티브 게임, 포토존 등이 배치됐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특히 인기가 높은 공간이라고 한다. 전용 앱으로 게임을 즐기고 보물젤리를 수집해 빙고판을 완성하면 작은 선물을 받을 수 있다. 아이들 사이에서 ‘하리보 미션’이 여행의 핵심 일정이 되기도 한다.

모바일앱을 다운받으면 AR체험이 가능하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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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보 해피월드 인 제주 젤리해저터널.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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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리 해저터널’은 젤리로 이루어진 바닷속을 거니는 듯널 공간이다. 돔 형태로 설계된 터널 내부는 바닷 속을 형상화했고 LED와 사운드디자인이 어우러져 관람객의 오감을 자극한다. 어린이뿐 아니라 연인과 친구 단위 방문객들에게 포토스팟으로 인기가 높은 공간이다.

모바일앱을 다운받으면 인터랙티브 게임이 가능하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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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후면은 과거 롤러장으로 사용된 장소를 새롭게 단장해 라운지형 카페와 테라스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야외는 한라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정원이 있고 계절별 플랜터와 쉼터, 전시물들이 어우러진다. 단순한 전시를 넘어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한다고 한다. 최근 공간 소비 트렌드를 보여주는 단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과거 롤러장이었던 곳을 전시공간으로 활용했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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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롤러장이었던 곳을 전시공간으로 활용했다. 곰젤리로 표현한 창문.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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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공간 ‘하리보 컬렉션’은 곰젤리 팬들을 위한 곳으로 볼 수 있다. 하리보 제주 한정 굿즈와 세계 각국의 패키지, 빈티지 제품 등이 전시된다. 팝업스토어에서는 젤리 외에 키링과 인형, 문구, 생활용품 등 다양한 굿즈를 구입할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이명호 컨덕티브 운영총괄은 “하리보 본사와의 협의 과정에서 산, 바다 등에 젤리를 배치하면서 젤리를 자연식품의 이미지로 왜곡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브랜드가 추구하는 즐거움이라는 가치로 설득했고 제주라는 장소성이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복합문화공간이었던 장소의 상징성을 이어 이야기를 감각적으로 다시 쓰고 싶었다”고 전했다.

100년 넘은 하리보 ‘장인 정신’… 젤리 넘어 즐거운 문화로 확장

하리보는 단순한 젤리 제조사가 아니다. 1920년 독일 본(Bonn)에서 한스 리겔이 시작한 이 작은 제과점은 세계 최초의 곰 모양 젤리 ‘골드베렌’을 탄생시키며 현대 젤리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브랜드명 ‘하리보(HARIBO)’는 ‘Hans Riegel Bonn’의 머리글자를 따 만든 이름이다.

골드베렌은 처음에는 춤추는 곰 ‘댄싱베어’로 시작해 1960년대 지금의 통통한 형태로 변모했다. 이 캐릭터는 단순한 로고를 넘어 브랜드를 대표하는 상징이 되었으며 2022년에는 이를 기념해 ‘구미베어의 날’을 제정하기도 했다. 현재 하리보는 전 세계 12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5%에 이른다. 글로벌그로스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젤리 시장 규모는 4조 원 가까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리보는 단일 제품(젤리) 중심임에도 약 1000종 이상의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하리보는 맛 개발과 식감 연구에 집요한 집념을 보여주는데 실제로 골드베렌의 다섯 가지 맛에 사과맛이 추가되기까지 85년이 걸린 일화는 브랜드 철학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리보는 품질 우선 전략과 동시에 글로벌 생산 역량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2021년 영국 캐슬퍼드 공장에 약 2200만 파운드(약 4069억 원)를 투자했으며 2023년에는 미국 위스콘신에 첫 북미 생산시설을 세우며 1억4850만 달러(약 2176억 원)를 투입했다.

국내 시장에는 2012년부터 싱가포르 하리보 아시아퍼시픽 법인을 통해 진출했고 2016년 삼경프라자를 통해 한국 유통을 시작했다. 이후 2023년 3월 아시아 최초 지사인 하리보 코리아를 설립하면서 브랜드의 아시아 전략 중심축을 한국에 두기 시작했다. 하리보 측은 지사 설립하면서 K-콘텐츠와 디지털 감성에 민감한 한국 시장이 하리보의 실험적 브랜딩에 적합한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곰젤리와 콘텐츠가 만나는 시대, 관광의 이유가 되다

하리보 해피월드 인제주에는 하리보 골드베른의 변천사가 전시됐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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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하리보 해피월드는 단순한 브랜드 전시를 넘어 브랜드의 정체성을 정서적 감각으로 풀어낸 체험형 공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콘텐츠 소비가 실물 경험으로 확장되는 시대에 브랜드 체험공간은 의미가 있다”라면서 “관람객은 제품으로 직접 소비하기도 하지만 브랜드와 놀고 머물며 기억하는 방식으로도 소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하리보코리아는 제주 전시를 통해 국내 팬층과의 접점을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지역성과 글로벌 감성을 결합한 로컬라이징 전략을 계속 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제주 지역 협업 콘텐츠와 시즌별 테마 존 등은 하리보가 지역 기반 브랜드 경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적극 구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리보 해피월드는 2024년 7월부터 2027년까지 총 3년간 운영될 예정이다. 브랜드 단독으로 이처럼 장기 운영되는 체험형 전시는 이례적이다. 이명호 운영총괄은 “2022~2023년 인사동에서 열린 100주년 전시가 25만 명 관람이라는 성과를 냈고 이를 바탕으로 하리보가 한국 시장에서 팬덤과 브랜드 경험을 확장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갖게 된 계기였다”고 설명했다.

현재 하리보는 국내 젤리 시장의 약 45%를 점유하며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폭넓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향후 하리보코리아는 제주 전시 공간을 거점 삼아 모바일 콘텐츠와 지역 관광 연계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다.

하리보 해피월드는 브랜드와 공간이 어떻게 감각적으로 결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여행지 선택 기준이 경험으로 이동한 콘텐츠 소비 방식 변화를 보여주는 현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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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보 해피월드 인 제주 입구.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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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보에서 현재 출시되고있는 젤리 제품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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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보의 캐릭터 제품을 모아놓은 전시관.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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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보 해피월드 인 제주 정원.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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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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