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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 '딱 한 모금' 마셨는데 사망…기도에서 곰팡이 자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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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60대 남성 코코넛 워터 마시고 사망

곰팡이 독소 감염돼 대사성 뇌병증 발병

덴마크의 한 60대 남성이 썩은 코코넛 워터를 모르고 마신 뒤 몇 시간 만에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손질된 코코넛을 사서 냉장고에 넣지 않고 한 달 간 두었다가 코코넛 워터 를 마신 남성이 사망했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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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덴마크 오르후스 출신 69세 남성 A씨의 사연을 보도했다. 그는 한 달 전에 손질된 코코넛을 사서 냉장고에 넣지 않고 주방 테이블에 그대로 놓아두었다. 이후 이 남성은 빨대를 이용해 코코넛 워터 소량을 삼키다 그만 마셨다. 이유는 맛이 이상했기 때문이었다.

A씨가 코코넛을 열어보니 속이 끈적끈적했다. 그는 아내에게 '코코넛이 상한 것 같다'고 말한 뒤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로부터 겨우 3시간이 지났을 무렵 A씨에게는 땀, 메스꺼움,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의 집으로 출동한 구급대원들은 A씨가 혼란스러워하고, 균형을 잡을 수 없으며, 그의 피부가 창백하고 축축하다는 것을 알아냈다.

병원에서 실시한 MRI 검사 결과, A씨의 뇌는 심각하게 부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의료진은 이러한 반응의 원인이 무엇인지 여전히 알 수 없었다. 결국 그는 대사성 뇌병증(대사 문제로 인해 뇌 기능 장애가 발생하는 질환)으로 집중 치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병원에 도착한 지 26시간 만에 뇌사 선고를 받고 생명 유지 장치를 껐다.

코코넛은 끈적했고 '상한 것 같다'고 말한 뒤 버렸지만 3시간이 지났을 무렵 A씨에게는 땀, 메스꺼움,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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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검 결과, A씨의 기도에선 곰팡이가 자라고 있었다. 처음에 의료진은 그것을 봉크레키산이라는 독소로 오인했다. 하지만 '신종 감염병' 저널의 사례 보고에 따르면, 코코넛을 추가로 분석한 결과 그 안에 있던 '아르트리니움 사카리콜라(arthrinium saccharicola)'라는 균류가 염증을 일으켰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곰팡이 종은 심각한 뇌 손상을 유발하는 독성 화합물인 3-니트로프로피온산을 생성한다.

1991년 중국과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 성인이 이 독소에 중독된 사례가 보고됐는데 곰팡이가 핀 사탕수수가 원인이었다. 당시 피해자들은 뇌병증에 걸리기 전에 구토, 설사 등 유사한 증상을 겪었고, 결국 사망에 이른 이도 있었다. 현재까지 이 독소에 대한 해독제는 없으며, 치료는 나타난 증상과 뇌막염이나 심각한 뇌부종과 같은 잠재적인 합병증을 관리하는 등 지지적 치료에 중점을 둔다.

식품 안전 전문가들은 손질한 코코넛을 신선하게 유지하려면 냉장고에 보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코코넛워터는 부패하기 쉬우므로 며칠 안에 소비하는 것이 좋다.

이번 사례에 대해 32만6000명의 팔로워를 둔 싱가포르의 사무엘 초우두리 박사는 "이런 시판 코코넛은 이미 부분적으로 껍질이 벗겨져 있으므로 항상 냉장고에 보관하라"며 "실온에서는 손질하지 않은 원형 그대로의 코코넛만 보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곰팡이가 핀 코코넛 사진을 공유하면서 "이것이 코코넛을 올바르게 보관해야 하는 이유"라며 "코코넛 워터 한 모금만 마셔도 치명적인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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