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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25년 전 산불 피해 현장 가보니…아직도 '민둥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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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남 산불은 역대 최대 피해를 냈습니다. 잿더미로 변한 산림 생태계가 본래 모습을 완전히 되찾는데는 100년이 걸립니다. 실제 산불이 난 지 25년이 지난 동해안 산림은 화마의 상처가 아직 그대로입니다.

오늘은 이승훈 기자가 산림복원에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리포트]
산능선 군데군데 마다 나무가 없는 민둥산들이 눈에 띕니다.

지난 2000년 4월 발생한 고성 산불 피해지역입니다.

가까이 가 살펴봤습니다.

산불이 난 지 25년이 지났지만 이렇게 소나무 밑둥은 검게 탄 화상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 옆에 심은 어린 소나무는 다 자라지 못했습니다.

숲속에 살던 동물들도 아직 다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하태용 / 강원 고성군
"산짐승들이나 새가 많이 없어졌고. 이 자연이 아무래도 녹화 현상이 줄어들면 그 피해는 결국(돌아와)…."

3년 전 화마가 휩쓸고 간 경북 울진. 불에 탄 나무들을 베어낸 산은 누런 맨살을 드러낸 채 황량하기 그지 없습니다.

자연 복원을 통해 예전 모습의 산림으로 회복될 때까지 앞으로 수십 년이 더 필요합니다.

장순규 / 경북 울진군
"송이를 구경 못합니다. 30년 얘기하는데 30년 가지고 안되고 50년은 지나야(송이가 나와)…."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불에 탄 산에서는 재를 비료 삼아 강아지풀이나 조릿대 같은 개척종이 먼저 자랍니다.

나무의 밀도가 높아져 산불 이전의 80% 모습을 회복하는데 20년이 걸리고 소나무는 원래 키 만큼 자라는 데 30년이 소요됩니다.

야생동물은 회복 시간이 더 걸립니다.

개미 등 곤충은 13년, 두더지나 삵 같은 야생동물은 35년 이상 흘러야 산불 이전의 개체 수를 회복합니다.

사막처럼 변한 토양은 복구에 가장 오래 걸립니다.

낙엽 등이 썩으며 영양분을 공급하고 미생물이 활동해야 하는데, 나무가 다시 자라 잎을 떨어뜨리고 미생물이 번식해 자리를 잡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이영근 / 국립산림과학원 연구관
"산불이 나면 토양에 있는 유기물이 다 사라지고, 토양의 질이 나빠지게 되는데 이것이 회복되는데(길게는 100년)…."

역대 최대의 피해를 낸 영남 산불의 후유증도 최대 한 세기에 걸쳐 이어질 전망입니다.

뉴스7 포커스였습니다.

이승훈 기자(abc778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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