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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벚꽃축제 같이 갈 아르바이트생 구합니다. 일당 20만 원” 벚꽃의 계절이 돌아왔다. 포근해진 날씨만큼 사람들의 기대감도 무르익는 가운데, 온라인상에서 벚꽃을 함께 보러 갈 파트너를 구하거나 파트너가 되겠다는 구인 글이 올라오고있다.
벚꽃축제 기간이 시작되면서 온라인 상에서 벚꽃놀이 파트너를 구하는 ‘벚꽃알바’가 젊은 층의 새로운 데이트 풍토로 자리 잡고 있다. 벚꽃 알바란 일정 금액을 받고 의뢰인과 함께 벚꽃 구경이나 데이트를 하는 아르바이트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구직자 403명을 대상으로 '벚꽃 알바'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벚꽃 알바'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구직자들은 56.6%였다. 이유로는 '돈도 벌고 벚꽃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서(70.6%)'라고 설명했다. 이어 '몸 편하고 시급 센 꿀 알바라고 생각해서(25.4%)',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하나의 방법이기 때문에(3.1%)'를 이유로 꼽았다. ‘벚꽃 알바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한다(43.4%)’고 답한 이들은 ‘자칫 잘못하면 범죄로 악용될 수도 있어서’라는 답변이 62.3%로 가장 많았다. ‘돈으로 사람과의 만남을 사는 것 같아서’ 22.3%, ‘굳이 돈까지 써가며 벚꽃 구경을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 13.7%, ‘정당한 아르바이트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1.7%였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성 상품화를 부추기거나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벚꽃 알바는 벚꽃 구경이라는 건전한 데이트로 포장되고 있지만 성범죄로 흐를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지적이다. 경찰 역시 단속에 애를 먹고 있다. 일반 아르바이트는 미성년자를 고용하려면 보호자의 근로동의서가 필요하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개인 간 계약이 이뤄지는 벚꽃 알바는 제재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경찰은 벚꽃 알바를 악용한 범죄를 지속적으로 감시할 계획이지만 현행법상 애인 대행 알바를 막을 근거가 없어 단속에 한계가 있고 범죄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이미 일본에서 사람 대여 서비스가 낯설지 않은 문화로 자리잡았다. 모바일 앱 등을 통해 쉽게 예약이 가능한데, 얼굴 사진과 나이, 키, 혈액형, 사는 곳, 직업, 취미 등이 적힌 프로필이 올려져 있고, 지명도 등에 따른 인기 순위도 집계돼 있다. 대여 서비스가 큰 인기를 끌며 한 업체는 이용자 수가 6만 명에 달할 정도다. 실제 애인처럼 함께 데이트하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 대여’ 서비스는 한 시간에 약 5만~10만원을 내고 한 시간마다 약 3만원을 추가해야 한다. 교통비는 별도다. 의뢰인은 구체적으로 원하는 애인의 취향을 요구할 수 있지만 남녀 간의 신체 접촉은 금지된다. 개인적인 연락처를 묻거나 숙박업소나 집에서 데이트하는 것도 금지된다.
아사히 신문은 이같은 일본의 ‘사람 대여’ 서비스는 사회 분위기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은 남성 생애미혼율(50세까지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인구 비율)이 2020년 기준 28.3%에 달한다. 경제가 장기 저성장 늪에 빠지면서 월급이 좀처럼 오르지 않자, 일본 남성들은 연애와 결혼을 포기했다. 최근엔 20∼30대 독신 남성 10명 중 4명은 연인을 사귄 경험이 없다는 일본 정부 조사 결과도 나왔다. 한국 남성의 생애미혼율은 2020년 기준 16.8%로, 아직은 일본의 2000년대 초반 수준이지만 결혼과 출산을 포기했다는 청년이 늘어나면서 이러한 서비스의 유행도 머지않았다는 전망이 나온다.월드비전이 주관한 ‘2022년 한국 미래세대 꿈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 6개 권역 소재 만 19∼23세 청년 500명 중 50.4%가 결혼과 출산은 거의 계획하지 않는 ‘결혼·출산 포기형’이었다. 이 유형의 청년 중 연애 계획이 있는 경우는 35.8%로 낮았고 결혼과 출산 계획은 각각 0%, 0.3%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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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정 기자 yjna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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