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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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 발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에 이어 반도체 품목 관세가 코 앞으로 예고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반도체는 2일(현지 시간) 발표된 미국 행정부의 상호 관세 품목에선 일단 제외됐으나 대미 수출액 3, 6위인 메모리모듈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이미 리스트에 오르면서 직접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6일 한국무역협회와 미국 상무부, 백악관 발표자료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상호 관세에는 지난해 대미 수출액 상위 20개 품목 중 3위 메모리모듈(69억9519만 달러)과 6위 SSD(52억7951만 원)가 포함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인 해당 품목들은 미국 정보기술(IT) 제품 수요와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로 각각 전년 대비 수출액이 81.2%, 149.6% 급등하며 대미 수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반도체(품목 관세 부과)도 아주 곧(very soon) 이뤄질 것”이라 언급하면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상호 관세 발표 이후 급락한 국내 반도체주 주가는 윤 대통령 탄핵 인용 이후 낙폭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삼성전자는 ―2.60%, SK하이닉스 ―8.12% 등으로 하락 마감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관세 관련 협상을 진행할 결정권자의 부재가 한국 반도체주의 추가적인 약점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IT 업계에서는 연이은 반도체 관세 발표에 미국 현지 AI 서버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을 가장 크게 우려하고 있다. 한국(25%)뿐만 아니라 대만(32%), 중국(34%), 베트남(46%) 등 고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된 나라들에서 반도체와 IT 부품들이 대거 미국으로 수입되기 때문이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방침을 두고 “미국 내 인공지능 인프라 구축을 위한 거대 기술 기업의 수십억 달러 규모 투자를 저해할 수 있으며, 이는 행정부의 핵심 목표를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궁극적으로 AI 사용 가격을 인상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앞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등 대규모 AI 투자 계획을 밝힌 만큼 추후 반도체 관세 협상 과정에서도 출구를 일정 부분 열어둘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미 스마트폰 시장의 광범위한 타격으로 인해 일각에선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와 같은 ‘애플 제품 유예’ 조치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미 AI 공급망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국 위주로 형성돼 있다. 미국 내 산업계 반발이 커지면 트럼프 행정부도 이를 무시할 수는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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