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달 8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돼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며 걸어가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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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6일, 자신의 탄핵에 반대해온 시민 모임 ‘국민변호인단’을 두고 “나라의 엄중한 위기 상황을 깨닫고 자유와 주권 수호를 위해 싸운 여러분의 여정은 대한민국의 위대한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추어올렸다. 대통령직 파면 사흘째인 이날도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퇴거를 미룬 채 지지층 결집 메시지를 내자, 더불어민주당은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한 불복이자 용납 못 할 선동”이라며 윤 전 대통령 재구속을 촉구했다.
지난 4일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직후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너무나 안타깝고 죄송하다”고 한 뒤 윤 전 대통령이 두번째로 낸 이날 공식 메시지에도 파면 결정 승복이나, 12·3 비상계엄 선포 사과는 없었다. 그 대신 윤 전 대통령은 “저는 대통령직에서 내려왔지만, 늘 여러분 곁을 지키겠다. 힘냅시다”라며 국민변호인단에 감사를 표했다. “한 분 한 분의 뜨거운 나라 사랑에 절로 눈물이 났다. 청년 여러분께서 용기를 잃지 않는 한, 우리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고도 했다. 자신의 지지자들이 비상계엄을 대통령의 ‘통치 행위’라고 정당화한 것이 “위대한 역사”라고 응원한 것이다.
민주당은 윤 전 대통령의 이런 태도를 강하게 비판하며 재구속을 주장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박범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용납 못 할 선동”이라며 “즉시 윤석열 내란 수괴를 재구속할 이유다. 법사위 간사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김용민 의원도 페이스북에 “(윤 전 대통령 내란죄 재판장인)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판사의 구속 결정”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수사기관의 영장 청구”를 “윤석열 구속 방법”이라고 적었다. 황정아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내란 수괴 윤석열이 또다시 극우세력에 대한 선동을 획책하고 나섰다”며 “헌재 결정에 대한 불복이고 조롱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내란 수괴의 후안무치함에 분노한다”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4일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 뒤에도 여전히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에 머무르고 있는 가운데 6일 오후 관저 경비 초소 뒤에 화물차가 주차돼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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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대통령은 이날도 관저 퇴거 일정을 밝히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 쪽은 “정리하고 준비할 게 많다”고 했고, 대통령경호처도 “아직 퇴거 계획을 통보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전직 대통령의 관저 퇴거 시기는 규정이 없다.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가 자택이지만, 윤 전 대통령은 ‘반려견을 키우는 문제, 사생활 노출, 경호 등을 고려해 다른 한적한 곳을 알아보고 있다’고 파면 당일인 지난 4일 관저로 자신을 방문한 국민의힘 지도부에 말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4일 “당을 중심으로 대선 준비를 잘해서 꼭 승리하길 바란다”고 한 데 이어, 5일엔 탄핵 반대를 적극적으로 주장한 나경원 의원을 관저로 불러 ‘고맙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의 거처 확정과 경호 준비 등을 고려하면, 관저 퇴거는 이번주 중반이나 후반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황정아 대변인은 “파면된 윤석열이 어째서 아직까지 ‘대통령 관저’의 주인 행세를 하고 있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승준 서영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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