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한 헬기 폭발음 뒤 화염"…"벼락 치는 듯한 큰 소리 나"
"인근 저수지서 물 담은 뒤 선회 위해 해당 지점까지 간듯"
대구 산불 진화 헬기 추락…처참한 현장 |
(대구=연합뉴스) 박세진 황수빈 기자 = "꼬리 날개가 비닐하우스 천에 걸려서 헬기가 떨어진 것 같아요."
6일 오후 대구 북구 서변동 산불진화 헬기 추락 현장.
산불 진화에 나선 임차헬기가 추락하는 모습을 목격한 김영호(70)씨는 "비닐하우스에 부딪힌 헬기에서 꼬리 날개 파편이 튀어 오르는 걸 봤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씨는 추락 직전 헬기가 야산에서 비닐하우스 방향으로 고도를 점점 낮추면서 날아왔다고 기억했다.
그러면서 "이후 꼬리 날개가 비닐하우스 천에 걸려서 헬기가 반바퀴 돌았다"고 덧붙였다.
추락한 헬기는 폭발음이 난 후 화염에 휩싸였다고 한다. 김씨는 다른 시민과 함께 조종사를 구조하려고 시도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아 실패했다고 한다.
김 씨는 "구조를 시도 한 당시 조종사는 이미 의식이 없어 보였다"고 덧붙였다.
산불진화 임차헬기 또 추락 |
사고 현장을 목격한 또 다른 시민 김군섭(69)씨는 "헬기가 건물 5층 높이도 안 되는 곳에 떠 있다가 갑자기 추락을 했다"며 "내가 기억하기로는 헬기 앞쪽 프로펠러가 비닐하우스에 닿으며 떨어졌다"고 말했다.
김씨는 "내 머리 위에서 헬기가 떠 있다가 추락했다"며 "순간적으로 벼락이 치는 줄 알 정도로 큰 소리가 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헬기로 가서 조종사 안전벨트를 풀고 빼내려고 했는데 많이 다쳐있어서 구조하기가 어려웠다"며 "내가 쓰고 있던 모자가 녹아내릴 정도로 열기도 엄청나서 어쩔 수 없이 헬기에서 빠져나왔고 얼마 뒤에 불이 붙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금도 가슴이 벌렁벌렁하면서 떨린다. 조종사를 구하지 못해서 마음이 안 좋다"고 안타까워했다.
대구서 산불 진화 헬기 추락해 조종사 숨져…당국, 현장 확인 |
이날 현장에서 본 헬기는 비닐하우스 옆에 파손된 상태로 누워있었다.
비닐하우스를 덮어 놓은 초록색 천은 찢어져 내부 철골이 밖으로 드러나 보였다. 초록색 천은 바람이 불 때마다 펄럭였다.
논밭에서 일하던 시민들은 갑작스러운 사고에 굳은 표정으로 경찰 통제선 부근에서 한참을 서 있기도 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이날 오후 5시 30분께 천으로 현장을 가린 후 조종사의 시신을 수습했다.
헬기는 산불 현장에서 100m가량 떨어진 곳에 추락했다.
대구 북구 관계자는 "헬기가 인근 저수지(이곡지)에서 담수한 후 선회하기 위해서 추락 장소인 비닐하우스 부근까지 내려온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psjp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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