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이슈 정치권 보수 진영 통합

내부 갈등, 영남 이탈, 尹 변수... 3각 파도 앞에 선 보수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① 내부 탄핵 찬반 세력 갈등

② TK·PK 핵심 지지층 이탈

③ 대선 국면 尹 움직임 변수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파면으로 여당(與黨) 지위를 잃은 국민의힘은 주말인 6일 중진 의원 간담회, 의원총회를 잇달아 열고 정국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조기 대선이 60일도 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탄핵 찬반을 둘러싼 책임 공방이 이어지는 등 윤 대통령 탄핵 여파가 이어졌다. 탄핵에 반대했던 전통적 지지층의 이탈, 윤 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 행사 가능성 등도 대선 국면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마주한 ‘3각 파도’를 넘지 못하면 조기 대선 국면에서 좌초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지도부와 주요 대선 주자는 물론 윤 전 대통령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보수 진영의 미래가 달렸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7일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를 발족하고 조기 대선 체제에 들어간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난 4일 헌재의 탄핵 선고 이후 단결을 강조하고 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행정부뿐만 아니라 입법, 사법, 헌법재판소까지 완전히 장악한 황제가 될 것”이라며 “분열은 자멸”이라고 했다. 6일 열린 국민의힘 중진 의원 간담회에서도 “단결해서 대선 준비를 알차게 하자는 취지로 이야기가 오갔다”고 이양수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전했다.

하지만 친윤계 일각과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는 탄핵에 찬성했던 인사들을 겨냥해 책임론을 제기하며 “탄핵 찬성파는 대선 경선에 나와선 안 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 때문에 조기 대선 경선이 탄핵 찬반으로 갈라져 서로에 대한 공격으로 치달을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영수 영남대 교수는 “국민의힘에 분열은 죽음이자 대선 포기”라며 “탄핵에 반대했던 여권 리더 그룹이 지지자들을 설득해 탄핵 찬반을 봉합해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 선호 후보? TK·PK 44%가 “유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찬반 세력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주요 대선 주자들이 통합에 앞장서야 한다는 주장이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 나온다. 윤영석 의원은 5일 페이스북에서 “우리는 광화문에서 함께였고 여의도에서 하나였다”며 “그 힘, 그 단결이 지금 다시 필요하다”고 했다. 당원·지지자들의 탄핵 반대 에너지가 탄핵 찬성 세력과의 갈등으로 비화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윤 전 대통령 비서관 출신 강명구 의원도 “당이 하나로 뭉쳐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겠다.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탄핵에 반대했던 국민의힘의 전통적 지지층 이탈을 막는 것도 대선을 치러야 하는 국민의힘의 과제다. 한 영남권 의원은 “탄핵 인용으로 인한 지지자들의 허탈감이 크고 ‘대통령이 파면되기까지 당은 뭐 했느냐’는 원망이 커진 상황”이라고 했다.

지난 4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장래 대통령 후보 선호를 묻는 질문에 국민의힘 강세 지역인 대구·경북, 부산·경남·울산에서 ‘응답 유보’가 각각 44%로 전국 평균(38%)보다 높았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이런 분위기가 대선 때 투표 참여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영수 영남대 교수는 “국민의힘의 전통적 지지층인 낙동강 벨트와 중도층인 한강 벨트의 탄핵에 대한 정치적 의견이 분열돼 있는 상황”이라며 “국민의힘 지도자들이 낙동강 벨트의 전통적 지지층을 어떻게 설득하고 통합으로 이끌어내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자연인으로 돌아간 윤 전 대통령이 조기 대선 과정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이느냐도 국민의힘에는 변수가 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 때는 친박계 인사들이 박 전 대통령 사저를 연이어 방문하면서 이른바 ‘박심(朴心)’ 논란이 일었었다. 이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은 이날 탄핵에 반대해 온 지지자들을 상대로 “늘 여러분 곁을 지키겠다”는 메시지를 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윤 전 대통령이 조기 대선에 개입하려 한다는 논란이 이는 순간 김건희 여사 관련 논란이 다시 부각되며 민주당에 공격 명분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4일에 이어 6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주말 사이 의원들이 청취한 지역 민심을 공유하고, 대선 후보 경선 일정 등을 논의했다. 의원들은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를 재신임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탄핵 찬반으로 여당 손이 묶여 있는 상황에서 이재명 대표는 거침없이 좌클릭, 우클릭 움직임을 통해 외연을 확장해 온 만큼 국민의힘도 당내 통합을 바탕으로 지지층 확대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박수찬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조선일보 주요 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