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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에 활기 좀 돌았으면”…탄핵 이후 최대 과제는 경기침체 해소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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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상권 상인들 “손님ㆍ매출 감소 뚜렷”

연말 계엄 직후 소비자심리지수 '급락'
“새 정부 출범 후 경기 나아졌으면…”
일각선 “과연 큰 변화 있을까” 비관론도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한 카페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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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과 관계없이 쭉 비수기였던 것 같아요. 앞으로 가게에 좀 활기가 돌면 좋겠네요.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발표한 첫 주말인 일요일(6일) 낮 12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일대는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다. 한 주의 시작인 월요일을 앞둔 만큼 금ㆍ토요일보다 유동인구가 적은 탓도 있지만 그간 평일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것이 지역 상인들의 하소연이다.

가로수길 초입에서 국밥집을 운영하는 김미선(가명·58) 씨는 “평일 점심 장사만 바짝 손님이 많고 저녁에는 대부분 한산한 편”이라며 “이전에는 퇴근 전 저녁을 먹으러 오는 직장인들 수요가 있었는데, 요즘엔 외식 자체를 잘 안 하려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가로수길 상권 자체가 죽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경기가 안 좋은 것도 무시할 수 없는 듯 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의 대표 상권인 강남대로의 경우 가로수길보다는 활기가 돌았지만 상인들의 걱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신논현역에서 김밥 가게를 운영하는 40대 이수경(가명) 씨는 “재료비가 계속 올라 연초에 가격을 올렸더니 단체주문이나 비교적 비싼 메뉴를 찾는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 특히 한국인 고객들이 줄었다”면서 “임대료가 비싼 동네라 장사할 맛이 안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곧 새 정부가 들어설 텐데 분위기가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자영업자들이 체감하는 내수 부진은 고물가·고환율에 따른 경기 한파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지속된 고물가와 경기 침체에 소비자들이 주머니를 닫고 있는 데다 작년 12월 계엄 사태까지 겹치면서 올해 1분기까지 대내외발 내수 부진이 지속됐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소비자동향조사 통계를 보면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4로 전월 대비 1.8포인트(P) 하락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소비심리가 낙관적, 낮으면 비관적임을 뜻한다. 작년 11월 100.7에서 계엄 직후인 12월 88.2로 급락한 해당 지수는 올 1월 91.2, 2월 95.2로 여전히 100을 밑돌고 있다.

다만 일부 상인들의 바람대로 이번 탄핵 인용이 정치ㆍ경제적 불확실성을 해소해 소비심리 회복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17년 4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용 직후에도 전월 97 수준이던 소비자심리지수가 101.2까지 회복한 전력이 있는 만큼 새 정부 출범에 따른 내수 개선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그러나 고물가와 트럼프 정부의 관세 압박 등 대외 리스크는 여전해 단기간 내 소비심리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높다.

서울 시내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작년 계엄 직후 심야시간대 손님이 다소 줄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지금은 그 당시보다 심야시간 손님이 늘었지만 전체적으로 코로나 팬데믹 때보다 매출이 줄어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 탄핵 이후 경기 개선에 대해 “변화가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고 회의적인 시선을 내비쳤다. 식당을 운영 중인 또다른 상인은 “연일 주변 가게의 폐업 소식을 보고 듣는다”며 “안정적으로 영업할 수 있도록 경기 부양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있는 한 상가가 비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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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김지영 기자 (kjy42@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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