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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목)

백화점 매출까지 넘봤는데 이럴수가…잘나가던 편의점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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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변곡점 선 편의점② "시장 포화" vs "일시적 부진"

[편집자주] 지난해말 백화점까지 제치고 유통업계 매출 1위를 넘봤던 편의점업계의 가파른 성장세가 올 들어 멈춰섰다. 그간 불황을 모르고 앞만 보고 달려왔던 산업군의 기세가 꺾이자 업계에선 위기감이 감돈다. 산업 자체가 포화상태에 이른 것인지 내·외부 불안 요인에 따른 일시적 현장인지 등을 두고서도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기로에선 편의점 산업의 현재를 진단해보고 미래를 전망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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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업태별 매출구성비/그래픽=윤선정


사실상 첫 역성장에 편의점업계도 당혹스런 모습이다. 백화점을 제치고 오프라인 유통제왕에 올라서기 직전에 제동이 걸린 탓에 업계가 체감하는 충격은 더 크다. 일단 시장이 포화상태에 놓인 것인지 일시적 현상인지 파악하는데 분주하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매출 중 백화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17.4%, 편의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17.3%다. 대형마트는 11.9%, SSM(기업형슈퍼마켓)은 각각 2.8%다. 편의점은 지난해 하반기에 잠시 백화점 매출을 추월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0.1%p(포인트) 차로 2위에 머물렀다.

앞서 편의점은 코로나19 유행 시기인 2021년 연간 기준으로 처음으로 대형마트를 제치고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 비중 2위에 올라섰다. 코로나19란 특수성이 해제된 이후에도 성장을 거듭해 줄곧 유통업계 매출 2위 자리를 유지하다 지난해엔 1위인 백화점 자리까지 넘볼 정도로 몸집을 불렸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연간 백화점 매출증가율이 1.4%에 그친 반면 편의점은 4.3%에 달해 올해는 편의점이 백화점 매출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하지만 올 들어 성장세가 둔화되더니 2월엔 역성장을 보이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성장세가 둔화되는 조짐은 보였지만 아예 꺾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이제 편의점 산업이 포화상태에 이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CU와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편의점 4사의 점포수는 5만4852개다. 인구 1억2375만여명을 보유한 일본의 편의점수 5만7019개(일본 프랜차이즈 체인협회 2023년 조사 기준)와 맞먹는다. 일본은 2170명당, 한국엔 943명당 편의점이 1개씩 있는 꼴이다. 인구당 점포 수는 한국이 2배 이상 많다.

게다가 해마다 증가하던 매장수도 지난해엔 처음으로 줄었다. 전체 규모론 28개에 불과하지만 편의점 수가 줄어든 것도 1988년 국내에서 편의점 영업을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앞으로는 외형적 성장도 멈출 수 있단 얘기다.

/사진=(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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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매장수가 증가하면서 매출은 꾸준히 성장해왔지만 영업이익은 2300~2500억원 수준에서 수년째 정체상태란 점도 이런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무엇보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최근 2~3년간 영업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 교수는 "접근성이 높은 채널 특성상 쿠팡과 같은 온라인 채널에 대적할 유일한 오프라인 유통업태"라면서도 "새로운 제품군이 확장되고 매장 면적을 늘린다면 여전히 성장 동력이 있다고 보지만 품목을 확대하면 SSM 규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편의점 점포수도 이미 일본보다 많고 소비력에 비해 시장이 많이 커진 상황"이라며 "신선식품 중심의 슈퍼마켓으로 확장하거나 일본처럼 드럭스토어 등 다른 업종과 결합하는 형태를 통해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출 역성장을 둘러싼 편의점업계의 시각도 엇갈린다. 한 업체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오랜 시간 이어진데다 탄핵정국마저 길어지면서 직격탄을 맞았다"며 "일시적 불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국 편의점의 평균 매출액이 일본의 30% 수준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더 성장할 여력이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유통학회에 따르면 한국 편의점의 매장당 평균 매출액은 약 6억원 수준인 반면 일본 은 약 2억엔(약 19억9000만원)에 달한다.

이와 달리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쿠팡을 비롯한 온라인 시장이 성장하면서 오프라인 시장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며 "편의점도 시장 성장에 한계를 보이는 오프라인 유통업체 중 하나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김민우 기자 minuk@mt.co.kr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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