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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민주당 취약한 'TK·PK·강원', 이재명 지시로 당비 파격 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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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 지역 당직자 당비 40~100% 감면
'당직자 희생 치하+지역 기반 확충' 전략
"이 대표 떠나가도 어필할 수 있어" 환영
조직 기반 형성 더불어 전략 산업도 검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9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노물리에서 산불 피해를 본 주민의 얘기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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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대구·경북(TK)을 비롯한 '취약 지역'의 경우 당직자의 직책당비를 대폭 깎거나 최대 면제해주는 규정을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이재명 대표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기 대선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읽힌다.

7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지난 2월 취약 지역을 대상으로 △시·도당과 중앙당의 당직자인 위원장급은 당비 최대 50% 감면 △시·도당 소속이지만 중앙당 당직자가 아닌 경우 위원장급은 5만 원에서 1만 원으로 감면 △부위원장급은 3만 원에서 면제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당세 취약 지역으로는 TK와 부산·울산·경남(PK), 강원 지역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책당비는 당직자가 직책에 따라 매달 납부하는 당비를 말한다. 일반 당직자들을 포함하면 이번 조치로 당비 감면을 적용받는 인원은 수백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규정을 적용받는 한 지역위원장은 "당직자 활동을 하고 싶지만 소득이 부족한 청년이나 노인 계층의 부담을 덜게 됐다"며 "현장에서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 의중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 이영수 경북도당위원장을 중심으로 시도당 위원장들이 당규 개정을 제안했고 이 대표가 "합리적인 제안"이라는 취지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특히 이 대표는 직책당비 정책이 지도부가 바뀔 때마다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당규 개정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당 관계자는 "(민주당에 불리한) 어려운 지역에서 당세를 넓히기 위해 노력하는 당직자 격려 차원"이라며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건 아니지만, 지역에서 유권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이 생겼다"고 전했다. 또 다른 지역위원장은 "당내 위원회 직책을 주고 싶어도 비용 부담 때문에 주저하는 분들이 적지 않았다"면서 "이 대표가 당 대표에서 물러나더라도 향후 지역에서 기반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처럼 취약 지역의 조직 기반을 넓히는 것 외에 전략산업 발굴도 고민하고 있다. 이미 PK에서는 '북극 항로'를 대표 정책으로 띄웠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역 민심을 더 끌어당기려면 지역을 살릴 경제 정책이 필요하다"며 "다양한 방안을 두고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박준규 기자 ssangkka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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