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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봤더니]"트럭 탔는데 SUV 승차감" 기아의 첫 '픽업 트럭' 타스만 [Car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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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 속도 자연스럽고 하부소음 적어
충격흡수 부드러운 전·후륜 서스펜션
물·흙·언덕길 거뜬…차동잠금장치 덕

기아 타스만. 기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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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에서 산악 지역과 도심을 가리지 않고 많이 타는 차. 한국에서는 생계형 '용달차'로 불리던 차. 국내 시장에선 그리 큰 인기를 얻지 못하던 '픽업 트럭' 얘기다. 하지만 야외 스포츠·레저 활동이 늘어나고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대중화하면서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바뀌었다. 2월 13일 기아도 사상 처음으로 픽업 트럭을 국내에 선보였다.

3월 31일 강원 인제군 소양호 인근 계곡 물길과 산길, 포장 도로에서 운전한 기아 타스만의 승차감은 트럭을 예상했지만 SUV에 가까웠다. 가속 페달을 밟으니 엔진 소리가 조금 거슬리는 정도로 올라왔지만 가속 속도는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타스만은 가솔린 2.5 터보 엔진과 8단 자동 변속기를 조합해 최고 출력 281마력(PS), 최대 토크 43.0kgf·m를 낸다.

아래쪽에서 나는 소음은 트럭처럼 크지 않았고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도 부드럽게 느껴질 정도로 충격 흡수가 됐다. 앞바퀴에는 방청 성능을 강화한 '하이마운트 더블위시본' 서스펜션, 뒷바퀴에는 하중을 잘 버티는 '리지드 액슬 리프 스프링' 서스펜션을 썼다.

움푹 파인 흙길 만나니...

기아 타스만. 기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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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권은 흙길 언덕을 지날 때였다. 좌우에 솟은 언덕이나 한쪽만 움푹 파인 곳을 만나도 거뜬히 빠져나왔다. 사륜 구동 때 한쪽 바퀴가 헛돌면 기능을 멈추는데 다른 쪽 바퀴에 맞춰 구동하는 전자식 차동잠금장치(ELD) 덕이라고 한다. 달리는 중간에 사륜 구동뿐 아니라 이륜 구동도 고를 수 있다. 진흙탕을 빠져나올 때 쓰는 '머드 모드', 언덕 길에서 쓰면 좋은 'X-트랙 모드' 등도 선택 가능하다.

높이 솟은 언덕은 '그라운드 뷰'의 도움으로 무사히 넘을 수 있었다. 보닛이 높아 언덕을 넘을 때 차량 바로 앞을 보기 어려웠지만 이 기능을 켜니 가려진 곳이 보였다. 차체의 바로 앞과 아래를 카메라로 찍어 차 안 디스플레이로 보내준다.

계곡 물길도 ELD 덕에 헛바퀴를 많이 굴리지 않고 벗어났다. 이날 차체 아래까지 물이 찬 계곡을 가로지르는 동안 차량이 물길에 갇힐 것 같다는 불안감은 없었다. 타스만은 흡기구를 측면 펜더 내부 상단에 적용하는 등 구조 설계로 최대 80㎝ 수심에서도 시속 7㎞ 속도로 움직일 수 있다.

산길을 내려올 때는 안전 편의장치가 돋보였다. 가파른 내리막에서는 제동 페달을 너무 많이 밟아야 하는 점이 운전자에게 부담이 되거나 차량 고장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이를 대신하는 기능도 있었다. DBC(Downhill Brake Control) 기능을 켜니 제동 페달을 밟지 않고도 속도를 유지하며 미끄러지지 않게 한 것이다.

네모 이어 붙인 듯한 디자인 돋보여

기아 타스만. 기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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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디자인에도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전면 그릴부터 측면, 후면까지 네모를 이어 붙인 듯한 각진 외관은 가솔린 차보다는 전기차(EV)에 더 어울릴 듯한 세련미가 있다. 수평을 강조한 넓은 대시보드, 계기판과 미디어·공조기 조정 장치를 이어 붙인 디스플레이는 실내 공간의 답답함을 덜어낸다. 1열의 머리를 받쳐주는 헤드 레스트의 망사(mesh) 소재, 2열 좌석 아래 열리는 29 리터(L) 대용량 짐칸도 실험 정신이 돋보인다.

다만 이 차는 1, 2열 레그룸(다리 공간)이 모두 좁은 편이다. 급히 내리면 다리를 삐끗할 수 있을 정도로 차체가 높지만 하차를 돕는 발받침도 없다. 가격은 3,750만 원부터이며 복합 연비는 리터당 8.6㎞다.


인제=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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