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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깬 월가 거물들 “관세 정책, 성장 동력 크게 약화 시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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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먼·드러켄밀러·막스·애크먼 등 공개 우려 표명

공화당 내에서도 “이러다 내년 선거 패배”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 체이스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7일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트럼프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비판했다./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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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폭풍을 몰고 온 가운데 그동안 침묵을 지켜온 월가(街) 거물들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미국뿐 아니라 아시아와 유럽 시장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관세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과 불안정성이 커지며 회복할 수 없는 피해가 우려된다는 공포심이 반영됐다.

◇거물급 인사들 “관세 부작용 크다” 한목소리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7일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 경제 성장 동력을 크게 약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관세는 인플레이션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크고 많은 사람이 경기 침체의 가능성을 더 크게 고려하게 한다”면서 “관세가 경기 침체를 유발할지는 아직 불문명하지만 성장을 둔화시킬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06년부터 JP모건을 이끌고 있는 다이먼은 월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 트럼프의 관세가 미칠 수 있는 잠재적인 경제적 피해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다”고 해석했다.

월가는 지난 1월 20일 트럼프 취임 뒤부터 시작된 글로벌 관세전쟁에 대해 공개적인 발언을 자제해왔다. 이달 2일 트럼프가 상호 관세 방안을 발표하기 전까지는 실제 그가 실행에 옮길지, 부과되는 관세가 얼마나 될지 아무도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관세전쟁 막이 오르고 3일과 4일 뉴욕증시가 10% 가까이 폭락하면서 다급해진 월가는 주말을 지나며 트럼프가 관세 정책을 그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자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당시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빌 애크먼 퍼싱 스퀘어 캐피털 회장도 7일 "관세를 유지하면 '경제 핵겨울'이 온다"고 경고했다./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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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소로스 펀드에서 현재 미국 재무장관인 스콧 베선트의 상사였던 억만장자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도 X(옛 트위터)에 관세 정책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공화당원인 그는 “나는 10%를 초과하는 관세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했다.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로 꼽히는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 회장도 지난 주말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미국이 자유무역과 세계무역, 세계화에서 미국의 고립으로 한 걸음 나아가는 체제로 전환했다”고 지적했다. 작년 7월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빌 애크먼 퍼싱 스퀘어 캐피털 회장도 7일 “9일에 우리(미국)가 세계 모든 나라에 경제 핵전쟁을 일으킨다면 기업 투자는 중단되고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을 것”이라면서 “우리가 평판을 심각하게 훼손하게 되고 이를 회복하는 데는 몇 년 어쩌면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또 “우리는 자초한 경제 핵겨울(economic nuclear winter)을 맞이할 수 있다”며 “냉철한 판단이 앞서기를 바란다”고 했다. 대형 헤지펀드 D1 캐피털의 최고경영자 대니얼 순드하임과 써드포인트의 최고경영자 대니얼 로브는 각각 애크먼과 막스의 의견에 찬성 의사를 밝혔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을 포함해 공화당 내부에서 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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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내부 “내년 선거 어쩌려고”

월가 인사들은 트럼프에게 직언해 이 상황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을 물밑으로 공화당과 백악관 내부에 전달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JD 밴스 부통령,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등은 관세 문제에 대한 외부의 우려에 대해 공유하고 논의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이대로 가다가는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 의회 다수석을 빼앗길 우려가 있다며 관세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텍사스)은 5일 한 팟캐스트에서 “상호 관세가 그대로 유지되면 끔찍한 결과가 나오며 미국이 경기침체를 겪어 유권자들은 여당을 처벌하게 된다”고 했다. WSJ은 “많은 공화당원이 의회가 단순하게 다수결로 관세를 없앨 수 있는 법안에 서명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트럼프가 내각과 공화당의 의견을 얼마나 반영할지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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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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