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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美 ‘크립토 친화 정책’으로 급변하는 글로벌 블록체인 시장, 아시아 크립토 시장의 기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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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토 친화 정책 전면에 내세운 미국 트럼프 2기 정부... 다시금 급변기 맞이한 블록체인 시장
대니얼 김 타이거 리서치 대표, ‘아시아 주요국 크립토 시장 현황 및 사례’ 발표 나서
일본, 홍콩, 싱가포르, UAE 등 아시아 블록체인 시장 관련 경험 담은 날카로운 분석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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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은 다양한 분야에서 급진적인 정책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블록체인과 이에 속한 가상자산 분야도 그 중 하나다. 미 대선 기간부터 ‘크립토 친화 정책’을 공언한 트럼프 정부로 인해 블록체인 시장은 또 다시 급변기를 맞이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었으나, 아직 2단계 입법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반면 미국을 필두로 한 해외 주요국은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산업화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블록체인 기업들은 규제 리스크가 크지 않은 나라를 대상으로 한 해외진출을 통해 기회를 찾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지난 2일 법무법인 디엘지는 아시아 각국의 크립토 시장을 중심으로 성공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와 비즈니스 실제 사례를 공유하는 ‘블록체인 사업의 해외진출’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의 사회를 맡은 법무법인 디엘지 박신혜 변호사는 인사말을 통해 “글로벌 블록체인 시장이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는 중요한 시기에, 아시아 시장의 잠재력과 성공 사례를 통해 국내 블록체인 업계가 해외로 뻗어나갈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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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환영사에서 법무법인 디엘지 조원희 대표변호사는 2017년부터 블록체인 분야에서 쌓아온 경험을 언급하며 “국내 블록체인 산업은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수리 및 제도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최근 글로벌 시장의 긍정적인 변화를 발판 삼아,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본격적인 발표 세션의 막은 아시아 시장 분석에 특화된 웹3 리서치 플랫폼, 타이거 리서치의 대니얼 김 대표가 열었다. ‘아시아 주요국 크립토 시장 현황 및 사례’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 김 대표는 방대한 데이터와 깊이 있는 분석을 바탕으로 아시아 각국의 크립토 시장 동향과 규제 환경, 그리고 주목할 만한 성공 사례들을 상세하게 소개하며 참석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준비 운동 끝난 일본, 대기업의 가상자산 사업 참여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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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김 대표는 타이거 리서치와 관련해 “전 세계 150여개 국가에서 월간 10만명이 구독하고 있는 웹3 전문 리서치“라고 소개하며 아시아 주요 국가들의 크립토 시장 현황을 개괄, 각 나라별 특징과 성장 가능성을 짚었다. 특히 각국의 규제 프레임워크 최신 동향을 분석하며 한국 블록체인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 수립에 필수적인 정보를 제시하기도 했다.

“아시아 시장은 크립토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약 2300여개의 언어가 공존하고 있고 크게 6개 문화권으로 이뤄진, 굉장히 복잡한 시장이기도 하죠. 한편으로 미국의 연방법이나 EU법에 소속돼 있지 않은 독립된 지역이기도 합니다. 전체 시장은 굉장히 크지만, 한편으로 각 나라를 진출하는데 있어 각각의 특성을 예리하고 섬세하게 파악해 진출해야 하는, 고민이 많은 시장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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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김 대표가 언급한 첫 시장은 일본이었다. 김 대표는 일본의 상황과 관련해 “길고 긴 준비운동을 마치고 이제 막 출발을 준비하고 있는 나라”라고 평가하며 “2010년에서 2020년 사이 굉장히 많은 해킹 사건으로 인해 시아에서 가장 엄격하고 체계적인 웹3 규제 프레임워크를 갖추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일본 시장에 변화를 가져 온 인물로 ‘타이라 마사아키 디지털 장관 임명’을 지목하며 “범정부적인 블록체인, NFT 활용 계획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범 정부적인 노력에 의해 현재 일본은 금융청이 가상자산 금융상품 인정 및 세율 인하를 검토 중이며, 소니, SBIVC와 같은 기업들이 EPISP(전자결제수단 서비스 제공자, Electronic Payment Instrument Service Provider) 라이선스를 취득 후 USDC(항상 1 USD와 동일하도록 유지하려는 목적을 가지는 스테이블 코인)를 상장하는 등 긍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제도적 기반 마련한 홍콩, 중국발 리스크는 주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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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가 다음으로 언급한 시장은 홍콩이다. 홍콩은 ASPIRe(가상자산 시장을 액세스[ccess], 보안[safguards], 제품 [products], 인프라[infrastructure], 관계[relationships] 측면에서 규제하는 내용을 담음) 로드맵 발표와 함께 ETF 승인 및 거래소 인가제 등 제도적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김 대표는 “홍콩은 내수 시장의 한계와 높은 규제 강도로 성장에 제약이 있다”며 “최근 10여년 사이 중국발 리스크로 인해 많은 자본이 싱가포르로 이전하는 추세”라고 리스크를 언급했다. 그러나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현지 AC(액셀러레이터)인 사이버포트가 270여개 이상의 웹3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고, 중국 자본시장의 전초기지로 평가받는다는 점에서 홍콩의 장기 성장 여지는 충분하다는 것이 김 대표의 분석이다.

싱가포르, 홍콩·아부다비에 맞서 웹3 이니셔티브로 산업 리더십 강화에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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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홍콩의 자본이 이동하는 국가로 언급된 싱가포르의 경우는 어떨까? 김 대표는 “최근까지 웹3 사업을 하기에 가장 좋은 나라로 꼽혔다”며 그 이유로 “규제가 명확하고 재단 설립이 용이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다만 지난 FTX 붕괴 사태 이후 규제가 보다 강화되며 현재는 아시아 가상자산 산업 주도권을 두고 홍콩과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 등과 경쟁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가 여전히 ‘글로벌 금융 허브’로서 위상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김 대표는 “MAS(싱가포르 금융관리국)가 웹3 이니셔티브를 통해 산업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RWA(실물자산 토큰화) 및 스테이블코인 산업의 새로운 중심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베트남 유보적, 인도네시아 RWA 시장 주목, UAE 크립토 친화 정책

김 대표의 분석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UAE(아랍에미리트) 등 다른 아시아 시장으로도 이어졌다.

베트남의 경우 싱가포르와 다르게 규제의 명확성 측면이나 기관 참여가 전무하다. 인가된 중앙화 거래소 조차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 인구와 급성장하고 있는 IT 개발자 생태계는 주목할 만하다는 것이 김 대표의 분석이다. 정부 차원에서 오는 5월을 목표로 투자자 보호와 자금세탁 방지를 위한 규제 프레임워크 완성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김 대표는 “인도 다음으로 가장 많은 블록체인 개발자를 보유한 나라가 베트남”이라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디파이에 대한 친숙도도 굉장히 높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다음으로 인도네시아의 경우는 우선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으로서 주식시장 대비 높은 가상자산 시장 참여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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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김 대표는 “인도네시아는 다양한 산업군에서 ‘잠자는 거인’으로 표현되고 있다”며 “동남아 국가 중 상대적으로 정치·경제적 안정성이 있고 자원 대국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최근 인도네시아는 규제 기관이 선물감독기관에서 금융감독청으로 이관되며 기존 금융 시스템과 유기적 연계를 통한 시장 활성화가 기대되고 있습니다. 한국으로 치면 금융감독원으로 이전된 것이죠. 그 이전 이유는 이미 한참 전에 인도네이시아의 가상자산 거래 총량이 인도네시아 증권 거래소 거래량을 뛰어 넘었기 때문이예요. 요즘 유행하는 실물자산 상품화 관련해서도 인도네시아가 워낙 자원으로 유명한 나라라는 점에서 강조되는 상황입니다.”

이어 김 대표는 UAE와 관련해 “두바이, 아부다비 등을 거점으로 크립토 친화적 정책이 추진되며 글로벌 웹3 허브로 도약하고 있다”며 “규제 당국이 산업 육성에 적극적인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이와 같은 정책의 영향으로 각국의 가상자산 재단, 웹3 기업들의 진출도 활발하게 이뤄지는 시장이기도 하다는 것이 김 대표의 분석이다.

“UAE는 두바이만 해도 ‘프리존’이라는 규제자유지역이 12개 정도 위치해 있습니다. 아부다비의 경우 법인세가 낮고 양도소득세는 존재하지도 않는다는 이점 때문에 가산자산 규제가 불확실한 국가의 기업들이 다수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특히 UAE 화폐인 ‘디르함’을 기반으로 한 스테이블 코인, 암호화페 결제 시범 사업이 이뤄지고 있어 앞으로도 UAE로 기업과 인재, 자본이 집중되는 현상은 더욱 강화될 전망입니다.”

발표 말미, 김 대표는 그밖에 아시아 시장에 대한 분석도 덧붙였다. 필리핀은 SEC가 2024년 말 규제안을 공개하며 2025년 제도권 편입을 목표로 시장을 정비 중이다. 인도는 높은 세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블록체인 기술은 국가 차원에서 육성하고 있으며, 규제 방향은 아직 불확실하다. 태국은 탁신 계열 정부 출범 후 ETF 승인 및 스테이블코인 시범 사업 등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은 암호화폐 사업 활동을 전면 금지하는 정책을 유지하며 CBDC 실증 사업 중심으로 제한적인 활용을 이어가고 있으며, 말레이시아는 올해 중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법안 도입을 시사하며 제도화 전환 국면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아시아 시장 진출 전략: 목표 시장 선정 및 현지화의 중요성

발표를 마무리하며 김 대표는 “목표에 맞는 시장을 선택하고 현지 전문가를 채용해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성공적인 해외 진출의 핵심”이라는 말과 함께 타이거 리서치의 아시아 시장 진출 경험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조언을 덧붙였다.

우선 사용자 확보(User Acquisition, UA) 측면에서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이 유리하지만, 활성 사용자 전환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국, 일본, 중국은 사용자 확보 경쟁은 치열하지만 성공 시 높은 ARPU(Average Revenue Per User, 사용자당 평균 수익) 및 충성도 높은 커뮤니티 구축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규제 환경 측면에서는 UAE, 싱가포르 등 비교적 명확한 규제를 가진 국가를 고려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사전 세무, 법무, 행정 조사는 필수적이며 비용에 대한 비교 검토 역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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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김 대표는 현지어 구사 능력과 시장 및 커뮤니티 이해력을 갖춘 현지 직원을 고용하는 장기적인 접근 방식이 단기적인 목표 달성을 위한 에이전시 활용보다 효과적이며 비용 효율성도 높다고 강조했다.

또한 분기별 1회, 각 1주일가량 현지에 거주하며 현지 행사 참여 및 파트너, KOL(Key Opinion Leader), 커뮤니티와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아시아 시장 진출에는 최소 1~2년의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대니얼 김 타이거 리서치 대표의 발표에 이어 ‘Al Tamimi & Company’의 하지원 변호사가 UAE(아랍에미리트) 등의 크립토 시장 현황 및 실제 사례를 소개 했다. 또한 ‘Fireblocks’의 지니 리 디렉터는 ‘글로벌 시장의 스테이블 코인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어 법무법인 디엘지 김동환 변호사가 ‘플립 등 해외 진출 방안’을, 추순호 대표세무사가 ‘가장자산 관련 세무조사 트렌드 및 주요 이슈’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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