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이시바, 트럼프와 통화해 고위급 협상 잡아…EU는 공산품 무관세 제안
동남아도 광물협상 등 들고 대미 협상 분주…美 "관세가 다 아냐" 비관세장벽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방미 중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 중 악수를 하고 있다. 2025.04.08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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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류정민 특파원 = 전세계를 상대로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폭탄이 9일 발효를 앞둔 가운데 각국 정부의 대응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고위 관리들은 "유예는 없다"면서도 각국과의 협상에는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7일(현지시간) 서둘러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해 고위급 협상을 잡았고 유럽은 '공산품 무관세'라는 협상안을 내밀었다. 높은 상호관세를 부과받는 아시아 국가들도 대미 관세율 인하와 미국산 수입 확대, 광물 협력 등의 당근을 쥐고 협상에 착수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발효 90일간 유예 검토' 보도를 가짜뉴스라며 일축하면서도 각국과의 협상이 진행될 것임을 밝히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설계자로 알려진 스티븐 미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은 이날 허드슨연구소 주최 행사에서 "관세를 피하고 싶은 국가들은 백악관 전화가 끊임없이 울리도록 하라"며 이 같은 접촉을 환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전세계 수입품을 상대로 10% 기본관세와 함께 약 60개국의 주요 교역국을 상대로 최대 50%의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10% 기본관세는 5일 발효됐고, 상호관세는 9일 발효될 예정이다.
1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4.0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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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국과 서둘러 고위급 협상…EU는 공산품 무관세
트럼프도 이에 호응해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일본과의 무역 협상을 이끌라고 지시했다.
유럽연합(EU)은 미국에 보복 조치를 발표하기 전 공산품에 대해 서로 관세를 면제한다는 내용을 담은 최후의 협상을 제안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 AFP=뉴스1 ⓒ News1 이지예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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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행정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미국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른바 '제로 포 제로' 협상을 제안했다.
켄터키나 테네시 등 공화당 우세 주에서 주로 생산되는 버번위스키는 EU가 관세 부과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EU산 주류에 2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며 민감하게 반응했던 품목이다.
상호관세 폭탄 맞은 동남아도 협상 구체화
상호관세율이 높게 매겨진 동남아 국가들도 바삐 협상안을 마련하고 있다. 36% 상호관세가 매겨지는 태국은 미국산 에너지와 항공기, 농산물의 수입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또 재무장관이 이끄는 고위급 협상단을 이번 주 미국에 파견해 무역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2일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겸 베트남 국가주석이 하노이 국회의사당에서 가을 국회 회기 개회연설을 하고 있다. 2024.10.21 ⓒ AFP=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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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율 32%인 인도네시아 또한 미국과의 협상을 예고했다. 에어랑가 하르타르토 인도네시아 경제조정장관은 "관세로 맞보복하는 대신 외교와 대화를 통해 상호 이익이 되는 해결책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필리핀 또한 대미 관세 인하를 검토했다.
인도와 파키스탄도 각각 26%, 29%의 상호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 측과 대화에 나섰다. 이날 인도의 수브라마냠 자이샹카르 외무장관, 파키스탄의 이샤크 다르 외교장관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무역 문제를 논의했다.
파키스탄은 풍부한 광물 자원을 카드로 협상에 나섰고 미국도 관심을 보였다. 미 국무부는 루비오 장관이 파키스탄에 광물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다고 밝혔다.
피터 나바로 트럼프 대통령 무역·제조업 수석고문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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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관세 책사 "관세 인하가 전부 아냐"
이런 가운데 백악관은 관세 인하가 전부가 아니라는 입장이어서, 향후 각국과의 협상에서 비관세 장벽 문제를 주요하게 다룰 방침임을 시사했다.
트럼프의 '무역 책사'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고문은 이날 CNBC 스쿼크 박스와의 인터뷰에서 관세 인하만으로는 상호관세를 피할 수 없다며 각국에 비관세 무역장벽을 철폐하라고 촉구했다.
나바로 고문은 베트남을 언급하며 "그들이 우리에게 관세를 0%로 만들겠다고 말해도 아무 의미가 없다"며 "중요한 건 비관세적 부정행위"라고 지적했다.
비관세적 부정행위로는 중국산 제품의 베트남을 경유한 수입, 지식재산권 침해, 부가가치세 등을 꼽았다.
한편 한국은 대통령 파면 이후 리더십 부재 속 협상에 나서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이 오는 8~9일 방미해 그리어 USTR 대표 등 미국 측 주요 인사들과 면담한다고 밝혔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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