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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목)

1만3000년 전 멸종 '왕좌의 게임' 흰 늑대 복원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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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늑대보다 체격 크고 털이 희고 짙은 종

화석에서 추출한 DNA 회색늑대 유전자에 편집

배아 만든 뒤 대리모 견에 이식해 3마리 출산

[서울=뉴시스]1만3000년 전 멸종됐다가 복원돼 태어난 지 6개월 된 흰 늑대 모습. (출처=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 NYT에서 재인용) 2025.4.8.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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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인기 드라마 시리즈 “왕좌의 게임”에는 1만3000년 전 지구에서 사라진 흰 늑대(dire wolf)가 등장한다. 지금의 늑대보다 훨씬 크고 옅은 색의 밀도 높은 털을 가진 종이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각) 미국의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라는 회사가 멸종한 흰 늑대를 복원해 3마리의 흰 늑대를 출산시켰다고 보도했다.

콜로설은 흰 늑대의 화석에서 추출한 DNA를 현존하는 회색 늑대 유전자 20개에 편집해 만든 배아를 개의 자궁에 이식했다. 그 결과 흰 늑대의 특성을 지닌 건강한 늑대 세 마리가 태어났다. 현재 6개월 된 수컷 두 마리와 2개월 된 암컷 한 마리다.

각각 로물루스(Romulus), 레무스(Remus), 칼리시(Khaleesi)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로물루스와 레무스는 늑대의 젖을 먹고 자란 뒤 로마를 건국했다는 쌍둥이 형제이며 칼리시는 왕좌의 게임에 등장하는 여왕의 명칭이다.

이들은 덩치가 크고 회색 늑대에게는 없는 밀도 높은 연한 색 털을 지니고 있다. 콜로설은 흰 늑대들을 미국 북부의 비공개 장소에서 키우고 있다.

수년 동안, 과학자들은 멸종한 종을 되살리는 다양한 방법을 제안해왔다. 매머드의 사체에서 온전한 세포를 찾아내 복원하는 방법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

콜로설의 과학자들은 온전한 세포를 찾는 대신 고대 DNA를 분석해 멸종한 종과 현존하는 친척들 사이의 핵심 돌연변이를 규명하는데 집중했다.

그런 뒤 현존하는 회색 늑대의 DNA를 조작해 고대 DNA가 포함된 동물을 만들었다.

이렇게 되살린 동물은 멸종한 종과 유전적으로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지만, 중요 특성들이 동일하다.

연구진이 새 DNA 분리 기법을 사용해 미 오하이오 주에서 발견된 1만3000년 전 흰 늑대 이빨과 아이다호에서 발견된 7만2000년 전 두개골 화석에서 풍부한 유전 물질을 찾아냈다. 이 유전 물질들을 연구한 결과 흰 늑대의 혈통을 상세히 복원해냈다.

흰 늑대는 오늘날의 늑대, 자칼, 아프리카들개와 같은 종들과 같은 혈통에 속했다. 약 450만 년 전 주 계통에서 분리됐고 약 260만 년 전 오늘날 회색 늑대와 코요테의 조상과 교잡했다.

캐나다와 미국 전역에서 많이 살았던 흰 늑대는 회색 늑대보다 25% 더 크고 이빨과 턱도 훨씬 커 말, 들소, 매머드까지 사냥했다.

인간 사냥꾼들이 흰 늑대 먹잇감을 사냥하면서 먹이가 부족해진 흰 늑대가 멸종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신 회핵 늑대가 알래스카와 캐나다 북부에서 남하해 북미 대륙 전체에 서식하게 됐다.

콜로설 연구진은 흰 늑대와 회색 늑대가 유전적으로 99% 이상 동일함을 확인했다. 두 종 사이에 다른 유전자는 80개로 개와 늑대의 크기의 차이에 영향을 주는 것과 흰 늑대의 털이 색이 옅고 털이 더 조밀하게 만드는 유전자들이 있었다.

흰 늑대의 유전자 목록을 완성한 연구진이 탈멸종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우선, 회색 늑대의 혈액에서 세포를 분리하고 이를 배양 접시에서 증식한 뒤 15개의 회색 늑대 유전자에 흰 늑대의 유전자를 편집했다.

연구진은 또 흰 늑대 유전자 가운데 5개가 회색 늑대의 청각과 시각에 질병을 유발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질병을 유발하지 않는 대체 돌연변이 유전자를 찾아내 회색 늑대 유전자에 편집했다.

연구진은 20개 유전자가 편집된 회색 늑대 세포의 DNA를 개의 빈 난자에 이식해 수십 개의 난자를 생성한 뒤 대형 대리모견에 이식했다.

그 결과 네 마리의 새끼가 태어났다. 그 중 한 마리가 태어난 지 10일 만에 장 파열로 사망했으나, 부검 결과 유전적 돌연변이와는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콜로설의 최고 동물 책임자 매트 제임스는 첫 번째 새끼 늑대의 흰 털을 보는 순간 실험이 성공했음을 직감했다고 말했다.

제임스 박사는 이 늑대들이 같은 나이의 회색 늑대보다 약 20% 더 크다고 말했다. 이들은 두터운 흰색 털을 가졌고 꼬리털과 목 주변 갈기 털이 무성하다.

연구진은 이 늑대들이 얼마나 더 클지 지켜보며, 생물학적 측면에서 예상치 못한 변화가 있는지도 관찰하고 있다.

복원된 흰 늑대들은 무리에서 자라지 않기에 흰 늑대 본래의 행동을 배울 수는 없다. 또 고대 식사와 다른 식사를 하는 때문에 멸종된 흰 늑대와는 장 미생물 군집이 다르다. 또 흰 늑대와 회색 늑대 사이에 서로 다른 유전자는 20개를 넘는다. 따라서 복원된 흰 늑대가 원래의 흰 늑대와 동일한 종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다만 흰 늑대 유전자 20개를 지녔기에 멸종한 흰 늑대의 생물학적 기전에 대해 어느 정도 알 수 있게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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