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고민 해결할 ‘혁신 AI모듈’ 평가
HBM 대체 제품 아닌 차세대 시장 각광
연내 GB300 탑재 전망…양산 경쟁 치열
삼성, 거대 캐파 통해 소캠시장 선점 사활
마이크론 ‘소캠’(SOCAMM) [마이크론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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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LPDDR5X [삼성전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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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SOCAMM [톰스하드웨어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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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소캠에 대해 HBM에 이어 AI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제2의 HBM’이란 평가도 내놓고 있다. AI 메모리 시장의 다변화를 이끌 소캠의 특성과 양산 진행 상황에 대해 넥스트 게임체인저가 낱낱히 파헤쳐본다.
소캠은 ‘Small Outline Compression Attached Memory Module’의 약어로, LPDDR(저전력더블데이털이트) 기반의 모듈이다. HBM이 여러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만든 제품이라면, 현재 개발 중인 소캠은 여러개의 LPDDR5X를 패키징해 탑재한 모듈 형식이다.
소캠의 가장 큰 매력은 전력효율이다. LPDDR은 모바일에 탑재되는 D램으로, 동작 전압을 낮춰 서버용 D램인 DDR보다 낮은 전력 소모를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 열린 엔비디아 GTC 2025에 전시된 샘플들의 스펙을 보면, 마이크론 소캠의 전력 소모량은 서버용 모듈(RDIMM)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삼성전의 소캠 모듈의 소비 전력은 9.2W로, DDR5 D램 메모리모듈(DIMM)보다 전력 효율이 45% 이상 개선됐다. 소캠에는 LPDDR5X를 16개 패키징한 칩 4개가 들어간다. 즉, LPDDR5X가 총 64개 탑재돼는 셈이다. 그럼에도 가격은 HBM 보다 훨씬 저렴하다. 같은 용량 기준 소캠 모듈 1개의 가격은 HBM의 25~33% 수준으로 전해진다. LPDDR 제품 자체가 경량화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가성비’ 제품이기 때문이다.
소캠이 개발되기 전에 대안으로 거론되던 노트북용 LPCAMM 보다 면적이 작고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도 있다. LPCAMM은 소캠과 마찬가지로 LPDDR 기반의 모듈이지만, AI 연산 데이터 처리에는 한계가 있었다. LPCAMM의 데이터 이동 통로(I/O)수는 644개인 반면, 소캠의 I/O는 694개다. 데이터 처리 속도도 빠른데다 모듈 크기가 작아 면적까지 줄일 수 있으니 일석이조인 셈이다.
하반기 양산 경쟁 본격화…‘GB300’에 4개 탑재
소캠은 엔비디아가 연내 출시할 블랙웰 기반의 업그레이드 AI 가속기 ‘GB300’에 탑재될 전망이다.
분명히 해둬야할 건, 소캠과 HBM의 용도가 다르다는 점이다. 소캠은 기존에 ‘온 보드(기기에 바로 갖다붙이는)’ 형식으로 장착되던 LPDDR들을 대체하는 제품이다. 가장 최신작인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GB200’에는 블랙웰 GPU와 결합한 그레이스 CPU 양쪽에 16개 LPDDR D램이 장착됐다. 반면, GB300에는 이 16개의 LPDDR 대신 4개의 소캠 모듈이 탑재된다. 즉, HBM과 소캠 둘 다 장착되는 것이다.
삼성, 거대 캐파 앞세워 1공급자 노린다
메모리 3사 중 가장 많은 생산능력(캐파)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소캠 1공급자 자리를 노리고 있다. 앞서 “HBM 같은 실수를 절대 반복하지 않겠다”는 전영현 DS부문장 부회장의 말처럼, 새롭게 열릴 AI 메모리 시장만큼은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최근 엔비디아에 소캠 모듈 샘플을 대량 공급했다. 마이크론, SK하이닉스보다 월등히 많은 물량의 샘플을 출하한 것으로 전해진다. 엔비디아가 필요로 하는 소캠 물량의 상당수를 독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현재로선 소캠은 HBM보다는 수익성이 낮아 얼만큼 실적에 기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LPDDR이 아무리 많이 탑재된다고 해도, 고성능 D램을 8~12개 쌓는 HBM과는 가격 비교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에겐 하나의 AI 메모리 시장이 아까운 상황이다. 때문에 3사 중 가장 높은 캐파를 앞세워 소캠 시장의 1위 사업자가 되는 것이 절실하다. 엔비디아에게도 소캠 시장을 두고 펼쳐지는 메모리 3사의 경쟁이 반갑다. AI 가속기 시장의 ‘큰손’으로서 사실상 ‘갑’의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HBM은 SK하이닉스, 소캠은 삼성전자 또는 마이크론으로 주 공급자를 정하면 공급망을 다변화해 안정적인 수급이 가능하단 효과도 있다.
업계에선 마이크론의 약진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반도체 업계 전문가는 “마이크론의 기술력이 최근 크게 높아지고 있고, 미국 메모리 회사라는 이유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소캠 시장의 잠재성이 높은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기술력을 무기로 차별점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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