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1극 체제 확고·'호남대표론' 선명성 부각 실패
이 대표 지지…도지사 3선 도전 선택 기로에
이재명 대선 당선 후 김 지사 정치 보폭 영향도 주목
대선 불출마 선언하는 김영록 지사 |
(무안=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호남 대표론'을 내세우며 대선 출마 뜻을 밝혀온 김영록 전남지사가 8일 불출마 선언을 해 그 배경과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김 지사는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 당원의 한사람으로서 민주개혁세력의 승리를 위해 헌신하고자 한다"며 불출마 선언을 했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발표 이후, 김 지사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 정치권을 향해 강하게 비판하면서 주목받았다.
지난 2월 기자들과 만난 김 지사는 "뜻을 굳혔고, 결심에 변화는 없다"며 대선 도전을 공식화하면서도 "지금은 비상시국을 안정시키고, 헌정질서를 바로잡는 게 우선"이라며 공식 출마 선언은 미뤘다.
여야를 막론하고 유일한 호남 대표 주자로서 선명성을 부각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는 데는 힘에 부쳤다.
김 지사가 대선에 출마할 경우 지역 명망가와 전문가들로 구성된 외곽조직이 활동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불출마 선언에 따라 활동이 뜸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가 결정적으로 대선 출마 뜻을 접은 것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1극 체제가 확고해진 것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난 데다 지난 4일 헌법재판소의 전원일치 파면 결정으로 '이재명 대세론'에 힘을 더하면서 대선 출마의 실익이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대선 출마가 곧 도지사 3선 불출마를 시사할 수 있다는 점도 불출마 결정에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낮은 지지도도 김 지사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는 지난 2월 KBS 광주방송총국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광주·전남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천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범진보진영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2%를 얻는 데 그쳤다.
현역 전남지사가 임기 도중 대선에 출마해 당내 경선을 통과한 사례가 없다는 점도 출마 포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박준영 전 전남지사는 2012년 현직 단체장 시절, 대선에 출마했으나 경선 과정에서 사퇴했으며 이낙연 전 전남지사도 2016년 10월 모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대권 도전을 시사했다가 두 달 만에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尹파면 촉구하는 김영록 전남지사 |
대선 불출마 이후 김 지사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김 지사는 "내란의 혼란 속에서 빛의 혁명과 국민의 승리를 끌어낸 이재명 대표가 시대정신을 대표한다는 신뢰와 믿음으로 동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발언은 김 지사의 지난 행보에서 예견됐다.
김 지사는 탄핵 정국에서 다른 야권 잠룡과 달리 이 대표를 두둔하는 발언을 했고, 이 대표의 항소심이 열리는 서울고등법원을 직접 찾아 이 대표를 응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김 지사가 대선 승리에 기여한 뒤 새 정부에 입각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 지사로서는 대선 불출마에 따른 선택지로 내년 열릴 지방선거에서 도지사 3선에 도전할 수도 있다.
다양한 선택지 가운데 김 지사가 어떤 선택을 할지는 대선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이재명 대표가 대권을 거머쥔다면, 정치권에서 친명(친 이재명)계와 다소 거리가 있는 것으로 분류하는 김 지사의 보폭에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호남을 대표하는 대선 주자로 지역의 목소리를 반영해 줄 것으로 기대가 컸는데, 중간에 뜻을 접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의대 설립 등 윤석열 정부에서 중단됐던 중요한 지역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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