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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 전남지사 대선 불출마 배경과 향후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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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1극 체제 확고·'호남대표론' 선명성 부각 실패

이 대표 지지…도지사 3선 도전 선택 기로에

이재명 대선 당선 후 김 지사 정치 보폭 영향도 주목

연합뉴스

대선 불출마 선언하는 김영록 지사
(무안=연합뉴스) 김영록 전남지사가 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5.4.8 minu21@yna.co.kr


(무안=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호남 대표론'을 내세우며 대선 출마 뜻을 밝혀온 김영록 전남지사가 8일 불출마 선언을 해 그 배경과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김 지사는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 당원의 한사람으로서 민주개혁세력의 승리를 위해 헌신하고자 한다"며 불출마 선언을 했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발표 이후, 김 지사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 정치권을 향해 강하게 비판하면서 주목받았다.

지난 2월 기자들과 만난 김 지사는 "뜻을 굳혔고, 결심에 변화는 없다"며 대선 도전을 공식화하면서도 "지금은 비상시국을 안정시키고, 헌정질서를 바로잡는 게 우선"이라며 공식 출마 선언은 미뤘다.

이후 김 지사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진행되는 동안 윤 전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냈고 1인 시위와 탄핵촉구 집회 등에 참석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유일한 호남 대표 주자로서 선명성을 부각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는 데는 힘에 부쳤다.

지난달 23일에는 대선 출마를 위한 외곽조직인 '대혁신 호남포럼'을 출범했지만, 탄핵 심판이 늦어지면서 '컨벤션 효과'도 누리지 못했다.

김 지사가 대선에 출마할 경우 지역 명망가와 전문가들로 구성된 외곽조직이 활동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불출마 선언에 따라 활동이 뜸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가 결정적으로 대선 출마 뜻을 접은 것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1극 체제가 확고해진 것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난 데다 지난 4일 헌법재판소의 전원일치 파면 결정으로 '이재명 대세론'에 힘을 더하면서 대선 출마의 실익이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대선이 오는 6월 3일 열릴 경우 민주당 내 경선 일정이 한 달도 안 되는 데다 대선 후보로 나서려면 4억원의 기탁금을 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대선 출마가 곧 도지사 3선 불출마를 시사할 수 있다는 점도 불출마 결정에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낮은 지지도도 김 지사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는 지난 2월 KBS 광주방송총국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광주·전남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천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범진보진영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2%를 얻는 데 그쳤다.

이재명 대표가 60%로 가장 높았고, 이낙연 8%, 김동연 6%, 우원식 3%, 김부겸 3%, 김영록 2%, 김경수 1%, 박용진 1%로 나타났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4p)

현역 전남지사가 임기 도중 대선에 출마해 당내 경선을 통과한 사례가 없다는 점도 출마 포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박준영 전 전남지사는 2012년 현직 단체장 시절, 대선에 출마했으나 경선 과정에서 사퇴했으며 이낙연 전 전남지사도 2016년 10월 모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대권 도전을 시사했다가 두 달 만에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연합뉴스

尹파면 촉구하는 김영록 전남지사
(무안=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김영록 전남지사가 27일 오전 전남 무안군 삼향읍 전남도청 앞 사거리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5.3.27 minu21@yna.co.kr


대선 불출마 이후 김 지사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전남 국립의과대학 설립, 해남 솔라시도에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슈퍼클러스터 허브 조성 등 당면한 현안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김 지사는 "내란의 혼란 속에서 빛의 혁명과 국민의 승리를 끌어낸 이재명 대표가 시대정신을 대표한다는 신뢰와 믿음으로 동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발언은 김 지사의 지난 행보에서 예견됐다.

김 지사는 탄핵 정국에서 다른 야권 잠룡과 달리 이 대표를 두둔하는 발언을 했고, 이 대표의 항소심이 열리는 서울고등법원을 직접 찾아 이 대표를 응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김 지사가 대선 승리에 기여한 뒤 새 정부에 입각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 지사로서는 대선 불출마에 따른 선택지로 내년 열릴 지방선거에서 도지사 3선에 도전할 수도 있다.

다양한 선택지 가운데 김 지사가 어떤 선택을 할지는 대선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이재명 대표가 대권을 거머쥔다면, 정치권에서 친명(친 이재명)계와 다소 거리가 있는 것으로 분류하는 김 지사의 보폭에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호남을 대표하는 대선 주자로 지역의 목소리를 반영해 줄 것으로 기대가 컸는데, 중간에 뜻을 접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의대 설립 등 윤석열 정부에서 중단됐던 중요한 지역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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