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가 재개된 지난달 31일부터 전날까지 공매도 거래가 전체 매매에서 1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 코스피·코스닥시장 종목은 총 236개 종목이다. 이들 종목의 공매도 평균 가격(거래대금 ÷ 거래량)과 전날 종가를 비교한 결과 226개 종목(95.8%)의 공매도 평균 가격이 5.65% 더 높았다.
공매도 투자자는 빌린 주식을 매도한 뒤 주식을 사서 되갚기 때문에 공매도 평균 가격보다 낮은 주가 만큼 수익을 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연 평균 0.01%~4% 수준인 주식 대차 수수료를 고려해도 공매도 투자자들이 평가 이익 구간에 있다는 의미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
공매도 투자자의 이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이수페타시스로 집계됐다. 이수페타시스의 전날 종가는 2만8650원으로 공매도 평균 가격(3만3510원)보다 17%가량 낮았다. 이수페타시스가 주주배정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를 확정해 이날 오전 주가가 6%가량 뛰었지만, 여전히 공매도 투자자 대다수가 수익권으로 추산된다.
두산, SK스퀘어, 와이씨, 하나마이크론, 두산로보틱스 등도 공매도 평균 매수 가격보다 전날 종가가 12% 이상 낮았다.
다만 모든 공매도 집중 투자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크래프톤의 경우 전날 종가가 36만2000원으로 공매도 평균 매수 가격 34만9200원 대비 3.7% 높았다. 공매도 투자자가 그만큼 평가 손실을 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크래프톤은 지난달 28일 생활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inZOI)’의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 버전을 공개했는데, 세계 최대 PC 게임 플랫폼인 ‘스팀(STEAM)’에서 인기를 끌면서 주가도 반등 흐름을 탔다.
롯데쇼핑과 이마트, GS리테일도 공매도 매수 가격보다 전날 종가가 높은 종목이다. 대표적인 내수주들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으로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방어주로 주목받으면서 주가가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 조기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내수 살리기 정책이 나올 것이란 전망도 이들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의 중국산 태양광 모듈 규제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하며 주가가 오른 한화솔루션이나, 외국인 카지노 관광 수혜주인 GKL 등도 공매도 투자자가 평균 평가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증시가 큰 폭 하락하면서 공매도 열기는 한 풀 꺾인 모습이다. 코스피·코스닥지수가 약세를 보이면서 1조원을 웃돌았던 공매도 거래대금은 전날 8770억원을 줄었다.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돼 공매도 거래가 하루 정지되는 종목이 계속 나오고, 증시가 더 떨어지기 어렵다고 본 투자자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일부는 공매도 ‘큰 손’인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증시에서 빠져나가면서 헤지(Hedge·위험 회피) 차원의 공매도도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한다.
권오은 기자(ohe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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