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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목)

[인터뷰] ‘서울전문가’ 황상하 SH공사 사장 “타워팰리스같은 고품격 임대 주택 실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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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이 8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1989년 공사 설립 후 첫 내부 출신인 사장인 그는 SH공사의 주 목적인 ‘주거안정’에 ‘개발’을 더하기로 했다. 황 사장은 전날 조선비즈를 만나 “SH공사는 서울에서 개발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공기업”이라면서 “서울을 확장·개발하면서 서울시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SH공사는 ‘주거안정’에도 충실할 계획이다. 신혼부부에게 제공하는 ‘미리 내 집(장기전세주택Ⅱ)’을 올해 3500가구, 내년부터는 매년 4000가구씩 공급할 예정이다. 그는 “얼마 전 ‘미리내집 롯데캐슬 이스트폴’을 방문했는데, 현장에서 만난 신혼부부들의 만족도가 정말 높았다”면서 “마트, 유치원, 학교 등이 가까운 곳에 미리 내 집 매입을 우대해서 매입해주는 정책도 있다”고 했다.

황상하 SH공사 사장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개포동 SH공사 본사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SH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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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개발은 장기적으로 추진되는 만큼 한강의 가치를 공공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 한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한강버스, 대관람차, 한강 곤돌라 등을 시작으로 향후 수 십 년간의 개발 계획을 서울시와 함께 연구하고 있다.

황 사장은 지난해 12월말 취임장을 받아든 뒤 쉼 없이 현장을 방문했다. 그는 “현장 근로자들은 공사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해빙기를 맞아 안전하게 작업하고 있는 지 현장을 확인했다”고 했다. 100일 동안 내부 조직을 정비하는 데도 힘을 썼다. 사업 계획부터 마케팅 담당 부서까지 모두 사업이 잘 돌아가는 지 확인하는 ‘통합공정관리’, 사업의 마지막 단계까지 원가 관리를 미리 살펴보는 ‘통합원가관리’ 제도를 만들었다.

SH공사 내부에서는 황 사장 취임 후 “안정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35년 간 외부 출신을 사장을 맞아 부침을 겪었던 임직원들은 황 사장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황 사장은 “내가 우리 직원들에게 기대하는 바가 더 크다”면서 “취임한 뒤 직원들은 ‘우리가 다 사장 후보’라고 말을 한다. 모두 한 방향을 보고 그에 따른 적절한 보상을 해주는 것을 내부 경영 목표로 두고 있다”고 했다.

다음은 황 사장과의 일문일답.

황상하 SH공사 사장이 8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황 사장은 하루 전인 7일 오후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진행했다./SH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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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을 맞은 소감은 어떤가.

“SH공사에서 35년 간 일했다. ‘사장’의 일을 100일 했다는 생각이다. 임원, 사장대행을 맡으면서 의사결정, 대외활동 등은 이미 했던 일이다. 취임 후 100일은 대부분 일하는 방식, 의사결정이 필요한 것들을 정비하는 데 시간을 썼다.”

-현장 방문을 많이 했다고 들었다.

“현장 근로자들이 공사의 가장 중요한 자산들이다. 정말 안전하게 작업을 하고 있는지 현장에서 확인을 했다. 또 해빙기에는 현장에서 주의해야 할 사항이 굉장히 많다. 최근에 여러 안전사고가 있었던 점도 고려했다. 최근에는 지역 주민들의 자산을 가지고 SH공사가 하는 재개발, 모아타운 등의 사업들이 있다. 이런 사업은 현장의 소리가 중요하다.”

-취임 전 SH공사에 변화가 많았다.

“그렇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SH공사가 51% 출자해 법인 한강버스를 운영하기로 한 점이다. 또 과거에는 없었던 복합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총 27개의 복합개발사업을 진행 중이다. 몇 년 간 지지부진했던 것을 개별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렸다.”

-지난 2월 11일 첫 기자간담회에서 “나는 서울전문가”라고 했다.

“SH공사는 서울시가 전액 출자해서 만든 공기업이다. 지난 35년 간 SH공사에 공사에 재직하면서 주거에 대한 서울시민의 의견, 건의사항, 바람 등을 누구보다 많이 안다고 생각한다. SH공사가 잘 하는 것은 ‘서울시민을 섬기는 일’이다. ‘선(先)사업 후(後)회수’ 방식인 만큼 SH공사의 자본은 서울에 우선 활용해야 한다. 앞으로도 서울시 내에서 사업을 찾을 것이지 그 외의 지역에서 찾을 일은 없다. 다만 서울시의 우호교류사업인 ‘골드시티’ 등은 심사숙고해 잘 할 수 있는 방향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다.”

-SH공사가 향후 개발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우리 공사의 명칭이 ‘서울주택도시공사’에서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로 바뀔 예정이다. 명칭만 바꾼 게 아니다. 조례의 목적도 ‘시민복리 증진과 주거생활안정에 이바지하고 지역경제 발전 및 지역개발 활성화’로 명시했다. 기존의 ‘주거복지’에서 ‘개발’을 더한 것이다. 개발로 도시경쟁력을 키울 개발공기업은 서울에서 SH공사 밖에 없다. SH공사는 최근 이사회 의결을 통해 수권자본금을 12조원으로 늘렸다. 서울시가 시민들에게 편의를 더 빠르게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저출산 해소를 위한 ‘미리 내 집’, 도시경쟁력 향상을 위한 ‘한강 개발’을 중점 사업으로 꼽았다.

“그렇다. 서울시의 미리 내 집 공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건설형’, ‘매입형 미리 내 집’의 위탁 공급·관리를 담당한다. 앞으로 매입임대 연계형과 장기안심주택 연계형 등 비아파트형 미리 내 집도 공급할 예정이다.

한강개발은 주로 홍수 예방을 위한 ‘치수(治水)’ 중심의 수동적인 시각으로 접근되어 온 측면이 강했다. 이제는 시민이 일상 속에서 한강을 누릴 수 있는 ‘친수(親水)’ 공간으로 전환해야 한다. 런던, 뉴욕, 파리, 도쿄 등 도시 경쟁력 상위권에 있는 도시들은 서울처럼 도심을 가로지르는 강을 품고 있는데, 이 수변 공간을 도시 매력과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적극 활용하고 있다. SH공사는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와 ‘리버시티 서울’ 사업의 일환으로 ▲한강버스 ▲대관람차 ▲수상호텔 ▲아트피어 등 시민 체감형 수상 공간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계획 중인 추가 개발사업은 있나?

“많다. 지금 하고 있는 구룡마을, 성뒤마을 등은 과거에 해왔던 사업과 같은 방식이다. 새로운 건 복합화 사업이다. 공유지를 갖다가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시설과 공동시설을 제공하는 것과 동시에 SH공사 공공주택을 확보하는 사업이다. 이런 사업은 지역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다.”

-주거 안정 관련 사업은 어떤 점을 중점을 두고 있나.

“공공재개발, 모아타운 등은 과거에는 없던 사업들이다. 또 노후 공공임대주택을 재건축하는 사업이 있다. 이 사업은 그 안에 생활 SOC 시설까지 넣고, 분양, 임대가 다 들어가 소셜 믹스를 실현할 수 있다. ‘타워팰리스’ 같은 고품격 임대 주택을 실현하려 한다.”

-SH공사의 재무건전성에 대해 우려가 있다.

“SH공사는 그동안 대규모 택지 개발 사업에서 발생한 분양 수익을 통해 임대주택 손실을 보전하는 ‘교차보조’ 구조로 사업을 운영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서울시 내 개발 가능 택지가 줄어들면서, 교차보조 방식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임대주택 손실 완화, 사업 다각화, 신규 수익사업 발굴에 집중할 계획을 갖고 있다. 또 민간 상생형 모델로 사업을 추진하려고 한다. 이런 사업들은 재정건전성 부분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최근에는 택지를 매도하는 일에도 집중하고 있다. 경기가 좋지 않아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일주일에 한 번 마케팅 회의를 하고 있고, 이 달 중 사업설명회도 열 계획이다.”

-SH공사 첫 내부 출신 사장이다. 직원들이 35년간의 직장생활을 궁금해 할 것이다.

“과거의 직장생활을 지금 얘기하는 건 맞지 않다. 집보다 직장에 있었던 시간이 더 많았다. 보통 우리가 한 세대는 30년이라고 하는데 과거의 업무행태를 반복할 수는 없다. 2023년도 12월 27일 퇴임하고 1년 간 외부인의 눈으로 SH공사를 바라봤던 시간이 있었다. 늘 조마조마했고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그 당시의 시간이 좀 도움이 되고 있다.

올해 SH공사에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다 직제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SH공사는 인력을 증원하기 굉장히 어려운 조직이다. 일이 많다고 무작정 늘릴 수도 없다. 지금 채택하고 있는 직제가 기능직제다. 기능직제의 문제는 협업이 잘 안 된다. 건설직, 토목직, 판매직, 자산운용 본부 등의 공정이 돌아가는 데 능동적으로 함께 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통합공정관리, 통합원가관리 제도를 만들었다.”

-직원들이 거는 기대가 크다.

“직원들이 내가 사장으로 오니 ‘우리는 전부 사장 후보’라고 하더라. 내가 SH공사의 최고령 직원이다. 외부에서 수장이 오면 사실 ‘줄서기’라는 것을 할 수밖에 없는데, 지금 그런 것이 사라졌다. 직원들이 많이 믿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똘똘 뭉쳐 한 방향을 보고 나갔으면 한다.

또 공기업은 보상에 굉장히 보수적인 구조다. 묵묵히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한테 어떤 대가를 줄 수 있을까 하는 것이 고민이다. 아마도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도 가장 큰 고민일 것이다. 공기업의 최고의 복지는 경영평가 ‘가등급’ 이다. 차근차근히 쌓아가고 있다.”

조은임 기자(goodn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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