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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목)

한덕수, 이완규·함상훈 재판관 지명 파장...민주 '격앙', 재탄핵 카드 꺼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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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규 법제처장이 지난 1월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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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18일 퇴임하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임자를 임명한 것을 두고 민주당이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의 임명에 대해 재탄핵 등 강경대응 카드를 꺼낼 태세여서 정치권에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사건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며 한 대행이 헌법재판관 후임자를 지명한 것을 두고 "한 총리에게는 그런 권한이 없다. 한 대행이 자기가 대통령이 된 걸로 착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토끼가 호랑이 굴에 들어간다고 호랑이가 되는 건 아니다"라며 "헌법재판소 구성은 선출된 대통령, 선출된 국회가 3인씩, 중립적인 대법원이 3인을 임명해서 구성하는 것이다. 오버하신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 추천 헌법재판관 지명은 위헌적 행태로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고,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 역시 같은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한 권한대행의 헌법을 무시하는 행태가 개탄스럽다. 스스로 탄핵을 유도하는 것 같다"고 했다.

앞서 한 대행은 이날 오전 마은혁 헌법재판관을 임명했다. 또 오는 4월 18일 임기가 종료되는 문대행과 이미선 재판관 후임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함께 지명했다.

민주당이 격앙된 반응을 쏟아내는 건 이완규 법제처장이 윤 전 대통령과 40년 지기로 알려진 측근인 데다 12·3 비상계엄 다음날 이뤄진 안가 회동에 참석했던 4인 중 한 명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가 이번 임명을 두고 "좌시할 수 없는 문제로 엄중 경고한다. 지금까지 '내란대행' 행태를 보여왔던 것에서 더 나아가 내란 대행을 확실하게 인정하는 것"이라고 반발한 이유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덕수 대행, 제정신인가. 내란에 책임이 있는, 내란수괴가 임명한 국무총리가 헌법재판관을 자기 마음대로 임명한다니, 이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라며 "대통령 선거가 확정된 마당에 권한대행이 알박기 헌법재판관 지명하는 것도 황당한 일인데, 지명한 인물도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고발된 이완규 법제처장"이라고 일갈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취재진과 만나 "내란 세력, 잔존 세력에 의한 헌재 장악 시도로 규정하고 있다"고 했다.

한 대행의 이번 결정으로 헌재 재판관 구도 역시 바뀔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헌법재판관 8인 중 정정미·정형식·김형두·김복형·조한창 등 5명의 재판관은 보수 및 중도로 분류된다. 반면 퇴임을 앞둔 문 대행과 이 재판관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한 진보 성향 재판관으로 평가받는다.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시절 임명한 정계선 재판관 역시 진보로 분류된다. 그간 중도·보수와 진보 구도는 5대 3이었다. 이날 한 대행이 지명한 2명 중 함 후보자는 중도로 평가받지만, 이 후보자는 보수 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마은혁 재판관은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중도·보수와 진보 구도가 기존 5대 3에서 7대 2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민주당은 한 대행의 이번 결정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민주당은 한 대행의 재판관 지명에 대한 권한쟁의심판 청구,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한 권한대행에 대한 재탄핵 카드 역시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재판관 후보 지명에 대한 민주당의 반발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한 대행을 공격할 경우 반드시 국민의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글로벌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규제 패러다임 전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야 간 합의가 없는 마은혁 후보자를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하는 것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마 후보자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할 의지가 전혀 없는 인물이다. 마르크스 레닌주의를 신봉하는 아주 좌편향적인 판사"라고 말했다. 다만 "더 넓게 선의로 생각한다면 한 대행께서 오는 18일이면 공석이 되는 헌법재판관 2명을 지명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생각한다"라며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지난번 최상목 대행이 이미 논란의 여지가 있는 국회 몫의 헌법재판관 2명을 임명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논란이 일단락이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특히 이완규 후보자가 비상계엄 이후 안가회동을 한 부적절한 인물이라고 지적하는 것과 관련해 "이완규 법제처장은 그야말로 미스터 법질서다. 그리고 미스터 클린"라고 맞받아쳤다.

[이투데이/김동효 기자 (sorahosi@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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