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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선 전 의원이 지난해 9월 첫 검찰 압수수색 직전까지 사용한 휴대전화는 최소 11대 이상이었다. 그런데 검찰은 이 중 4대만 압수하고 나머진 찾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검찰이 놓친 휴대전화 7대 중에는 김 전 의원이 김건희 여사와 통화한 휴대전화가 포함됐단 것이다.
최근 뉴스타파는 검찰이 놓친 김영선 휴대전화 3대와 체어맨 차량 등의 현재 위치를 취재 과정에서 찾아서 보도했다.(관련 기사 : 검찰이 놓친 김영선 ‘체어맨과 휴대폰’, 뉴스타파가 찾았다) 범죄 혐의 증거물을 보관 중인 김영선 전 의원의 지인 박모 씨는 뉴스타파 통화에서 이 사건과 관련한 "동영상도 갖고 있다"면서 조만간 폭로할 뜻을 밝혔다.
그러나 뉴스타파가 보도 후 박 씨는 말을 바꾸기 시작했다. 그는 취재진에게 "내가 갖고 있는 김영선 2대는 검찰에서 돌려준 것이고, 나머지 1대는 압수수색 이후 김영선이 빌려 사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어쨌든 검찰은 박 씨가 보관 중인 휴대전화와 차량에 대해 현재까지 어떠한 조치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부실 압수수색 정황은 또 있었다. 검찰이 김영선 휴대전화가 더 있단 사실을 파악해놓고도, 끝까지 확보를 시도하지 않은 것이다. 이런 사실은 검찰 수사기록에서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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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검찰이 작성한 ‘김영선 휴대전화 개통 이력’과 지금까지 취재를 종합해서, 김 전 의원이 사용한 휴대전화 리스트를 새로 만들었다.
검찰이 확보하지 못한 휴대전화 기기를 포함해서 ▲휴대전화 번호 ▲모델명 ▲단말기 고유식별번호(IMEI) ▲유심 일련번호를 사용 시기 별로 나눠서 표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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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이 휴대전화를 교체한 시점을 보면 ▲선관위가 김영선 의원과 명태균 씨를 검찰에 수사의뢰▲22대 국회의원 선거 전후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 보도가 나온 직후 등 주요 고비 때마다 의도적으로 증거를 감추거나, 수사를 방해하려 했음을 알 수 있다.
김영선 폰 입수하고도 “강혜경 소유”로 보고서 작성한 검찰
2023년 4월, 경남 창원의창구 선관위는 김 전 의원의 정치자금 부정 사용 등의 혐의를 밝히기 위한 조사에 돌입했다. 김 의원은 번호A로 2014년부터 9년간 사용해온 갤럭시노트4를 돌연 갤럭시Z폴드4로 기기변경 했다. 또 번호B로 2017년 11월부터 사용한 갤럭시폴더2LTE를 갤럭시S23으로 교체했다.
검찰은 김영선의 갤럭시폴더2LTE를 강혜경 씨 자택에서 입수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 휴대전화를 엉뚱하게도 “강혜경 소유 휴대전화”로 인지했고, 여기에서 8.1MB 크기의 이미지 파일 하나만 증거로 선별했다. 일반적인 뉴스 기사 썸네일 이미지 1장의 크기가 약 8MB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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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3일, 경상남도선관위가 김영선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창원지검에 수사의뢰 했다. 이날 김 의원은 번호B로 사용한 갤럭시S23을 갤럭시A31로 바꿨다. 이틀 후인 5일에는 번호A로 사용한 갤럭시Z폴드4를 갤럭시Z플립4로 기기 변경 했다. 6일에는 두 휴대전화(갤럭시A31, 갤럭시Z폴드4)의 유심을 서로 교체해 또 다시 번호를 바꿨다.
김 의원은 검찰 조사에서 당시 "명 씨가 휴대전화를 바꾸라고 해서 휴대전화를 교체한 것"이라면서 "전화기가 커서 불편해서 (명 씨와) 같이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직적인 증거 인멸 정황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검사 : 당시 명태균도 기존 휴대전화 분실신고 및 새휴대전화 개통을 하였고... (중략) 명태균이 전화기를 바꾸라고 하였던 것인가요?명 씨 또한 이 시기에 휴대전화 두 대를 사용했는데, 두 달 사용한 갤럭시S22울트라를 분실 신고하고 임시폰을 받아 사용하다, 이후 새로운 갤럭시S22울트라로 기기 변경했다.◯김영선 : 네 맞습니다. 전화기가 커서 불편해서 바꾸면서 같이 바꾼 것입니다.
- 김영선 피의자신문조서(2024.11.20.)
김건희와 22대 총선 공천 논의한 김영선 폰...안 찾았나, 못 찾았나
22대 총선을 앞둔 지난해 2월 18일부터 3월 1일 사이에 김영선 의원은 번호B로 사용한 '갤럭시Z플립4'로 김건희 여사와 통화를 나눴다.
검찰은 김영선에 대한 통신 영장을 발부받아서 두 사람의 통화 기록을 확보했다. 이를 정리한 검찰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김영선과 김건희는 위 기간 10여 일 동안 통화 4번, 문자 7번을 주고받았다. 이 중 통화 4번은 모두 김건희가 김 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검찰은 유력한 피의자 김건희를 입건조차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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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14일, 김영선 전 의원은 자신이 법원에 제출한 ‘소명서’에서 “검찰이 내 휴대전화 3대를 압수했는데, 한 대는 1월 5일 폐기(이후 새로 만든 것), 한 대는 기기 변경 후 강혜경 씨가 보관하고 있고, 한 대는 압수수색 전에 어머니 명의로 변경했다”고 적었다.
“기기변경 후 강혜경 씨가 보관하고 있는 휴대전화”는 검찰이 강 씨 자택에서 압수하고 강혜경 폰이라고 착각한 갤럭시폴더2LTE 모델, “어머니 명의로 변경한 휴대전화”는 갤럭시Z플립4 모델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또 “1월 5일 폐기”하고 새로 만든 휴대전화 중 압수된 휴대전화는 아이폰13이 유일하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20일, 김 전 의원을 조사하면서 "휴대전화 인멸을 통해 증거인멸을 하려 한 것이냐"고 물으면서 ‘김영선 휴대전화 개통 이력표’를 제시했다. 검찰 또한 이 당시에 김영선 휴대전화 10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추가적인 압수수색에 나서지 않았다.
뉴스타파는 김영선 전 의원이 사용한 또 다른 휴대전화 번호가 있다는 사실도 최근 파악했다. 이 번호는 현재 김 전 의원의 모친이 사용 중이었다. 가족 명의를 동원해서 차명 전화를 사용했을 가능성도 충분히 예측되지만,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
22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김영선 전 의원은 공기업 사장 자리를 약속한 김건희 씨와 이후에도 수시로 통화를 했다. 언론에서는 명태균 '황금폰'을 이 사건의 스모킹건이라고 보도했지만, 실제로 김건희와 더욱 긴밀하게 자주 소통한 사람은 명태균이 아닌 김영선이었다.
뉴스타파 박종화 bell@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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