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목)

"육아휴직, 여직원이 쓰는 제도"?…카드사 남직원 사용률 10%도 안 돼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올해부터 육아휴직 사용률 공개 의무화… 8개 카드사 평균 45.7%
남직원 사용률 10%에도 못 미치는 카드사 많아… "출생 1년 후 사용하면 집계에 안잡혀"

카드사별 육아휴직 사용률/그래픽=이지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에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남자 직원이 10명 중 1명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직원 육아휴직 사용률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곳도 많았다. 전체 직원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3배 이상 차이 나는 등 카드사 간 제도 활용의 양극화도 뚜렷했다.

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비씨) 직원의 평균 육아휴직 사용률은 45.7%로 나타났다. 카드사의 육아휴직 사용률 수치가 구체적으로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지난해 저출생 위기 대응 차원에서 기업 공시 서식을 개정해 민간기업의 육아휴직 사용률 공개를 의무화했다.

8개 카드사 중에선 지난해 롯데카드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62.7%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하나카드가 61.0%, 현대카드도 55.6%로 높은 사용률을 보였다. 롯데카드와 현대카드는 육아휴직을 사용한 사람의 수도 각각 44명, 56명으로 카드사 중에서 가장 많았다.

이들 세 카드사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은행, 보험 등 다른 금융사와 비교해도 크게 낮지 않거나 오히려 더 높았다.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에선 지난해 기업은행이 64.5%로 높은 육아휴직 사용률을 보였다. 삼성생명과 하나은행도 60%에 가까운 육아휴직 사용률을 나타냈다. 이 밖에도 △우리은행 53.2% △신한은행 52.8% △한화생명 50.8% 등이 절반 이상의 육아휴직 사용률을 보였다.

반면 지난해 신한카드와 비씨카드는 상대적으로 낮은 육아휴직 사용률을 보였다. 신한카드가 20%, 비씨카드는 21.7%로 다른 카드사 육아휴직 사용률의 3분의1 수준이었다.

육아휴직 사용의 성별 간 차이는 매우 컸다. 지난해 카드사 여직원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대부분 90~100%를 보였다. 신한카드가 75.0%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육아휴직 대상 여직원이 4명뿐이어서다. 비씨카드의 여직원 육아휴직 사용률은 44.5%로 비교적 낮았다. 이에 비씨카드는 여직원은 보통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붙여서 사용하는데 이 경우 육아휴직으로 통계를 잡지 않은 탓에 사용률이 낮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남성 직원 육아휴직 사용률은 대부분 카드사에서 10%도 되지 않았다. 아직도 육아휴직이란 '여직원이 사용하는 제도'로 인식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남직원 육아휴직 사용률은 △비씨카드 7.1% △우리카드 7.0% △신한카드 6.3% △삼성카드 6.0% 등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하나카드가 18.0%, 현대카드는 16.7%로 상대적으로 남직원 육아휴직 사용률이 높았다. 다만 지난해 하나카드에서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직원은 2명뿐이었다.

육아휴직 사용률 계산법상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육아휴직 사용률은 그해 출생일로부터 1년 이내의 자녀가 있는 직원 중에서 실제로 휴직을 시작한 사람의 수로 계산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남성이 육아휴직을 사용하더라도 배우자가 먼저 육아휴직을 쓰게 하고 본인은 나중에 휴직하다 보니 출생일 1년이 넘어 사용률 집계에서 빠지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회사 인력 구조상 근속 연수가 길어지면 고연차 인원이 많아지고, 이에 육아휴직 대상자가 되는 직원이 적어지면 사용률이 낮아지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주요 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