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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대선' 앞둔 국민의힘, 파면된 尹과 '정치적 결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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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장관 임명장 수여식에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부부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4.08.30. myjs@newsis.com /사진=최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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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지는 21대 대통령 선거일이 오는 6월3일로 확정되면서 대선정국이 본격화됐다. 보수진영에서도 '잠룡'으로 불리는 잠재적 대선주자들이 잇달아 출마 선언에 나선 가운데 이들이 윤 전 대통령과 '정치적 결별'을 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주재로 이날 국무회의를 열고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을 6월 3일로 확정하고 이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안건을 상정, 심의·의결했다. 대선일까지 54일 밖에 남지 않은 특수한 상황 속에서 각 당은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5월 초까지 후보 선출을 마무리해야 한다.

보수 진영에선 이날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 황교안 전 국무총리 등 잠룡들의 대선 출마 선언이 이어졌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도 이날 국무회의 직후 사의를 표하고 대선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오는 10일 국회에서 출정식을 가질 예정이며 홍준표 대구시장은 오는 14일 공식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경선 구도가 갖춰지면 대선 후보들은 윤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보수 진영 내부에서는 "윤 대통령과의 선 긋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점차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지난주 파면 결정 후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머물고 있는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지도부를 비롯해 보수진영 정치인들을 잇달아 만났다. 특히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선 국민의힘의 대선 승리를 당부했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국민의힘 경선 등 대선 정국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보수의 가치를 정면으로 훼손했고, 당헌을 정면으로 부인했다"며 윤 전 대통령의 출당을 주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이후 약 7개월이 지나 강제 출당됐다.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직권으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강제 출당 조치를 내린 바 있다.

당 일각에선 출당 조치까지는 아니어도 윤 대통령과의 정치적 결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조경태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위헌, 위법한 행위로 인해 탄핵된 대통령과의 절연은 필연적"이라고 했다. 친한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이날 "8명의 헌법재판관 모두가 일치된 판결로 파면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저희 당은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는 절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대선 승리를 위해 극우세력과의 선 긋기도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른바 '부정선거론'을 앞세운 일부 강경 극우 세력과의 결별 없이는 중도층 확장이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한 중진의원은 "지난 몇 년간 당을 사실상 장악해온 극단적 성향의 유튜브 기반 세력이나 선동 정치의 영향력이 줄지 않았다"며 "이들과의 정치적 연대는 더 이상 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수도권과 중도 유권자 사이에서는 보수진영의 '비호감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대선을 치르려면 이제는 냉정하게 선을 그어야 할 때"라고 했다.

이와 함께 대구·경북(TK) 지역의 전략적 선택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TK는 늘 보수를 지탱해온 핵심 기반이었지만 결정적 순간 마다 '이기는 후보'를 선택하는, 이른바 '전략적 선택'을 해 왔다"며 "윤 전 대통령의 영향력에 좌우되지 않고 실질적인 정권 탈환 가능성을 보이는 후보를 중심으로 뭉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다만 당내에선 윤 대통령과의 결별이 자칫 '보수 분열'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절연보다 무서운 것은 분열"이라며 "당이 윤 전 대통령을 헌신짝처럼 버리려 하는 것도 문제지만 당의 주인인 당원하고도 적극적인 의견 수렴 과정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정리가 필요하지 않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 당은 오로지 6월 3일 대선에서 승리하겠다는 목표로 후보를 결정하고 선거 캠페인을 전개하겠다는 생각뿐"이라고 했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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