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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미리 사야할까…관세 쇼크에 美에선 일부 사재기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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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상호 관세 발표 직후 美 애플스토어 아이폰 '패닉 바잉'

중국·인도 등 초고율 관세…"관세 폭탄, 해결 불가능한 상황 던져"

[뮌헨(독일)=AP/뉴시스]독일 뮌헨의 한 매장에서 2023년 11월13일 애플 로고가 조명되고 있다. 2025.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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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트럼프 정부가 전세계에 부과한 상호 관세 발효에 앞서 미국 내에서 '아이폰 사재기' 조짐이 일부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 주요 생산지인 중국 등을 대상으로 초고율의 관세가 부과되면서 아이폰 가격 인상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애플도 당장의 가격 인상 방지를 위해 상호 관세 발효 전 중국·인도 등에서 아이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 재고를 미국으로 대규모 운송하고 있는 상황이다.

맥루머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내 수입품에 대한 전방위적 상호 관세가 발효되는 4월 9일이 되기 전 미국 내 애플스토어에서는 아이폰 패닉 바잉(불안감에 의한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현지시간) 전세계를 대상으로 수십%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곧바로 찾아온 주말(5~6일) 동안 애플스토어 매출이 전년 대비 상승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특히 대부분의 애플스토어 방문 고객들이 직원들에게 아이폰 가격이 곧 오를지 물어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사재기 현상은 트럼프 정부가 높은 관세율을 부과한 중국, 인도, 베트남 등이 주요 아이폰 생산국이기 때문에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전체 아이폰 생산 비중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34%의 상호 관세율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는데, 앞서 부과한 20%의 관세율을 더해 중국에는 사실상 54%의 관세가 매겨졌다. 인도에도 26%, 베트남에도 46%의 상호 관세율이 부과됐다.

이렇듯 해외에서 생산된 아이폰이 미국으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높은 관세를 부과받게 되고, 미국 내 아이폰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관세 폭탄의 영향으로 아이폰 가격이 최소 10% 이상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방위적 관세 부과의 영향으로 아이폰 원가가 1.5배 이상 오를 수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관세 폭탄에 대한 우려는 소비자들에게서만 나타난 것이 아니다. 애플 또한 상호 관세 발효에 앞서 미국 내 아이폰 재고를 최대한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최근 주요 생산지인 인도, 중국에서 아이폰을 비롯한 자사 모바일 기기를 가득 실은 항공기 5대를 미국으로 운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호 관세 발효 이후에도 수개월 이상 버틸 수 있는 재고를 확보해 당장의 가격 인상을 피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또 애플은 관세 전쟁에 대비한 중장기 전략으로 보다 관세율이 낮은 국가로 생산지를 다변화할 전망이다.

WSJ는 애플이 중국보다 상호 관세율이 낮은 인도에서 미국으로 조달하는 아이폰 생산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애플은 올해 인도에서 아이폰 약 2500만대를 생산할 전망인데, 이 가운데 1000만대는 현지 시장에 공급된다. 애플이 아이폰 인도 생산량을 모두 미국으로 보내면 올해 미국 내 아이폰 수요의 절반 가량을 충족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도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상호 관세율이 가장 낮은 수준(10%)인 브라질의 아이폰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현재 브라질에서는 중남미 시장 공급용인 보급형 아이폰 위주의 생산이 이뤄지고 있는데, 플래그십 제품의 비중을 늘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폭탄이 스마트폰 시장에 '해결 불가능한 상황'을 던졌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미국은 스마트폰을 제조하지 않고, 현재 중국·한국·대만·인도·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이 공급망과 제조를 주도하고 있다"며 "애플·삼성·구글 등 주요 기업은 미국 외부의 네트워크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스마트폰 제조 공정의 미국 이전이 가능하더라도 차익 거래가 부족해 가격이 급등할 수밖에 없다. 이미 물가 상승 압박이 큰 상황에서 미국 소비자들은 새롭게 부과된 관세의 즉각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해외 생산 비용을 비싸게 하면 스마트폰 OEM들이 결국 미국으로 이전할 것이라는 논리는 막대한 정부 보조금과 저렴하고 숙련된 노동력 없이는 절대 이뤄질 수 없다. 미국 내 (스마트폰) 제조는 비용 측면에서 전혀 이점이 없다"고 꼬집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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