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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간 비행기 5대 띄워 … 애플, 중국·인도産 아이폰 긴급수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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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부과한 상호관세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애플이 관세 충격을 피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생산공장에 있는 제품들을 관세가 부과되기 전 미국으로 급하게 보내는 한편 관세율이 낮은 지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제품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7일(현지시간) 인도 현지매체인 타임스 오브 인디아에 따르면 애플은 5일부터 부과된 10% 기본관세를 피하고자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비행기 다섯 대로 인도와 중국에서 아이폰 등 주요 제품을 미국으로 급하게 이동시켰다. 타임스 오브 인디아에 따르면 관세 부과 전 재고를 이동시키면서 애플은 보편관세가 부과되는 9일 이후에도 주요 제품의 가격 인상을 억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통상 4~8주간 재고를 유지하기 때문에 2~3개월분을 확보하고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주요 제품 생산을 중국에서 인도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상호관세가 부과된 후에도 중국보다 인도에서 낮은 관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2일 인도에 26%, 중국에 34%의 상호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미 중국에 20% 보복관세가 부여된 상태여서 중국에 적용되는 실질 관세율은 54%에 달한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아이폰 등 애플 제품의 관세가 2배 이상 높은 셈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관세 발표 전 애플은 인도에서 아이폰 약 2500만대를 생산할 예정이었다. 이 중 1000만대가 현지 인도 시장에 공급될 물량이었다. 만약 애플이 인도에서 생산된 모든 아이폰을 미국으로 돌린다면 미국 내 아이폰 수요의 약 50%를 충족할 수 있다.

애플이 중국과 인도 외 다른 국가에서 생산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나인투파이브맥은 브라질 현지매체 기사를 인용해 애플이 브라질의 폭스콘 생산법인과 현지 생산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2011년 브라질에 진출해 남미향 아이폰을 생산하고 있지만 물량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이 브라질에 부과한 상호관세는 애플 주요 제품 생산국 중 가장 낮은 10%다.

중국을 제외하면 에어팟·아이패드·애플워치·맥 등 가장 많은 애플 제품이 생산되는 국가는 베트남이지만 상호관세율이 46%에 달한다. 다만 베트남 정부가 미국과 협상에 적극 나서고 있어 현재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말레이시아는 관세율이 24%로 맥을 생산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아일랜드에서 아이맥이 일부 생산되며 관세율 20%가 적용된다.

한편 미국에서는 소비자들이 가격 인상 전 아이폰을 업그레이드하려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날 미국 전역의 애플스토어가 주말 동안 고객들로 가득 찼으며 방문객들은 관세 부과 이후 가격이 오르는 게 아닌지 문의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애플 본사 차원에서 이에 대한 공식 대응은 나오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건강 관련 작가이자 신체 치료사인 앨리슨 포스트(69)는 WSJ 인터뷰에서 6년 동안 사용해온 아이폰8을 관세 인상으로 이번에 업그레이드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관세 때문에 확실히 구매를 결심하게 됐다"면서 "가격이 두 배가 될지도 모르는 제품을 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2일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한 이후 사흘간(3·4·7일) 주가가 19% 폭락하면서 6400억달러(약 942조원)에 이르는 기업가치가 사라졌다. 애플 주요 제품의 생산시설이 있는 국가에 관세가 매겨졌기 때문이다.

CNBC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이 미국 관세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아이폰 가격을 6%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또한 UBS는 상호관세 발효 시 아이폰16 프로맥스의 1테라바이트(TB) 제품 가격이 미국에서 최대 350달러(약 51만원) 오를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놨다. 이 제품은 현재 애플이 판매 중인 최고가 아이폰으로 미국에서는 1199달러부터 시작한다.

[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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