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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보다 더 힘들어요”...35년만에 최악의 불황이라는 이 업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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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35년만에 4천만t 아래로
이달 가동중단 소성로 10기 달해
“마진 없어도 팔아야” 수출 타진


경기도의 한 시멘트공장 차고지에 주차된 레미콘 믹서트럭들의 모습. 사진과 기사는 관련 없음.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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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충북 제천 시멘트 공장 소성로 1기의 가동을 이달 추가로 중단할 예정입니다. 성수기인데도 공장 가동률이 70%에 불과하니 달리 방도가 없네요.”

8일 최병준 아세아시멘트 제천 공장장은 매일경제와 통화하며 “제천공장 소성로 1기를 추가로 중단해 가동하는 소성로는 2기가 된다”고 밝혔다. 소성로 총 4기를 보유한 아세아시멘트 제천공장은 1기를 이미 가동하지 않는데 이달 추가로 1기를 중단할 계획이다. 최 공장장은 “통상 매년 3~6월, 9~11월이 건설 활동이 활발해 시멘트 업계 성수기인데도 출하량은 심각하게 낮은 수준”이라며 “시멘트 성수기가 왔는데도 시멘트 출하량이 낮은 수준인데 지금이 바닥이 아닌 것 같아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건설경기 침체에 따라 시멘트 출하량이 급감하면서 가동이 중단되는 소성로가 늘고 있다. 국내에는 전국적으로 소성로 35기가 있는데 이미 8기가 운영을 중단했다. 한일시멘트 단양공장은 생산량 조절을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생산라인 6기 중 2기의 가동을 중단했다. 가동 중단 소성로는 이달 2기가 늘어 총 10기에 달할 예정이다.

매일경제

내수 부진에 시멘트 업계에서는 올해 35년 만에 연간 시멘트 내수 출하량이 4000만t을 밑돈다는 전망이 기정사실로 통한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올해 1~2월 시멘트 내수는 전년 동기 대비 24.8% 감소한 445만t에 그쳤다. 이는 최근 5년간 같은 기간 내수 판매 중 가장 낮다.

시멘트 업계는 이번 1~2월 실적을 올해 내수가 더욱 가파르게 급감하는 지표로 판단한다. 내수 4000만t 달성을 위해서는 1~2월에 최소 500만t 출하가 이뤄졌어야 하는데 이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1991년 시멘트 내수 출하량이 4420만t으로 처음 4000만t을 돌파한 이래 지난해까지 꾸준히 그 이상을 유지해왔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올해 시멘트 내수 실적은 IMF 외환위기 때도 경험해보지 못한 실적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시멘트 업계에서는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건설경기에 종속된 구조상 효과는 크지 않은 실정이다.

해안 지역에서 시멘트를 생산하는 국내 시멘트 기업 A사는 최근 해외 영업 부문을 강화하고 부서 직원들에게 외국어 학습 비용을 지급하고 있다. 남미 지역 수출을 타진하기 위해서다.

A사 관계자는 “내수가 부진하다 보니 적은 물량이라도 수출을 시도하는 것”이라며 “지구 반대편으로 시멘트를 수출한다는 건 남는 게 없는 장사지만 공장은 돌려야 하고 쌓이는 재고를 그냥 방치할 수도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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