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와 통화하고 관세, 조선, 미국산 에너지 구입, 방위비 분담금(주한미군 주둔비용) 등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관세·무역 외에 다양한 현안을 "원스톱 쇼핑"처럼 논의했으며 "상황이 좋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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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방금 한국의 권한대행과 좋은 통화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엄청나고 지속불가능한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 관세, 조선,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대규모 구매, 알래스카 파이프라인 합작 투자, 한국에 제공하는 대규모 군사 보호에 대한 지불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가리켜 "내 첫 임기 동안 한국은 수십억달러 규모의 국방비를 지출하기 시작했지만 슬리피(Sleepy·졸린) 조 바이든은 알 수 없는 이유로 거래를 종료했다"며 "이는 모두에게 충격적이었다"고 지적했다.

대선 이전부터 지적해 온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확대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이날 한 대행과의 통화에서도 이 문제를 중점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는 재협상에 나설 것임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관세·무역 외에 다양한 현안을 '원스톱 쇼핑' 처럼 논의했으며 향후 협상이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어떤 경우든 우리는 두 나라 모두에게 있어 좋은 거래의 한계와 가능성을 갖고 있다"며 "그들 최고의 팀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고 상황은 좋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무역·관세에서 다루지 않은 다른 주제를 제기하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원스톱 쇼핑은 아름답고 효율적인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행과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와 같은 통상 현안 뿐 아니라 조선·방산을 비롯한 산업과 안보 협력 등 각종 현안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패키지 딜'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통화는 미 동부시간 기준 8일 오전 8시3분부터 8시31분까지 약 28분간 진행됐다. 양국 정상 간 통화는 지난 1월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78일 만에 이뤄졌다. 9일 자정 상호관세 전면 발효를 앞두고 이뤄진 이번 통화가 향후 대미 후속 협상과 상호관세 발효 후 어떤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은 한국의 상호관세율을 25%로 책정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대화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중국도 거래를 원하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며 "우리는 그들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 그것은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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