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목)

강원 고성산불 '30년'…"장기적 복원 플랜 수립돼야"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앵커]

강원 고성 지역 산불이 발생한지 30년 가까이 흐르면서 이제 외형적인 복원은 이뤄졌다는 평가입니다.

하지만 복원 방식을 놓고 자연복원이냐 인공조림이냐, 여전히 의견이 분분한 상태인데요.

지난달 영남권 산불을 지켜본 전문가들은 100년 앞을 내다보는 복원계획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이상현 기자가 산림 복원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임도를 중심으로 왼쪽과 오른쪽 산림이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1996년과 2000년 강원도 고성군 일대에서 각각 발생했던 산불 피해지에서 연구가 진행됐습니다.

당시 조림 51%, 자연 49% 비율로 산림을 복원했는데, 30년이 지난 지금, 소나무를 심은 조림지역은 높이가 일정한 나무들이 빼곡히 들어섰습니다.

전문가들은 외형적으로 90% 정도 복원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자연 복원이 진행된 곳은 앙상한 나무만 남은 것처럼 보이지만 이곳도 생태계를 회복했습니다.

자연 복원이 진행된 곳은 단 한 그루의 나무도 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참나무들이 군락을 이뤘고 이제 날이 포근해져 싹이 트면 우리가 알고 있는 초록빛 숲으로 변하게 됩니다.

그동안 산림 복원을 하면 산주의 요청에 따라 주로 소나무로 조림했는데 가만히 놔두니 자연적으로 참나무숲 등 불에 강한 내화수림대가 형성됐습니다.

동해안은 암반이 많고 토양이 척박해 활엽수가 생육하기 좋지 않은 조건으로 알려졌는데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 겁니다.

<이규송 / 강릉원주대 생물학과 교수> "소나무 숲이 먼저 형성되고 그 아래쪽에 참나무숲 자체가 아교목층, 관목층을 형성해서 미래목을 형성하거든요. 소나무가 죽게 되면 바로 자연스럽게 참나무숲으로 소나무·참나무 혼합림을 거쳐서 참나무숲으로 바뀌는 것 자체가 현재 우리나라 기후에 맞는 식생 천이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침엽수 조림은 초기 식재 비용이 들지만, 목재나 송이 같은 고부가가치 임산물을 생산할 수 있고 외형적 복원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산불에는 취약하기 때문에 이제는 무조건적인 인공조림의 기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이영근 / 국립산림과학원 임업연구관> "서로가 보는 관점이 다르고 서로 원하는 숲이 달라서 항상 갈등의 소지가 있죠. 어떻게 잘 합의를 거쳐서 우리가 복원을 하느냐가 숙제이기도 한데 합의 과정이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하죠."

어느 정도 회복된 것으로 보이는 고성 지역도 토양이 제 기능을 하고 산림이 원래 모습을 되찾기까지는 아직 70년의 세월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달 초대형산불이 발생한 영남지역도 100년 앞을 내다보는 장기적인 복원 계획이 먼저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연합뉴스TV 이상현입니다.

[영상취재기자 박종성]

#산림 #복원 #자연 #조림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이상현(idealtype@yna.co.kr)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