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나바로 미국 백악관 무역·제조업 선임고문은 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은 고장난 세계 무역 체계를 고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지지 연설을 하는 모습.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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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무역전쟁 설계자, 보호무역 장벽을 쌓는 벽돌공, 무역전쟁의 배후 조종자.
미국 언론이 피터 나바로(75)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선임 고문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1기 4년을 꽉 채우고 2기에도 발탁된 경제 관료는 그가 유일하다. 두 사람의 관계는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트럼프가 LA타임스 인터뷰에서 좋아하는 책 10권 목록을 공개했는데, UC어바인 교수였던 나바로의 공저 『중국이 부른 죽음(Death by China)』을 6위에 올린 게 인연이 됐다.
나바로는 이 책에서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비판하면서 그 결과로 미국이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반적이지 않은 견해였다. 당시는 중국의 성장이 모두를 풍요롭게 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우세할 때였다. 나바로는 2012년 배우 마틴 쉰 내레이션으로 동명 다큐멘터리도 제작했다. 트럼프는 “이 중요한 다큐멘터리는 사실관계와 수치, 통찰력을 바탕으로 중국에 대한 우리 문제를 보여준다. 꼭 보라”고 추천했다.
두 아웃사이더는 손을 잡았다. 관세를 미국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핵심 수단으로 본 나바로와 자칭 ‘관세 맨’ 트럼프가 의기투합했다. 나바로가 2019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를 통해 상호관세 부과 필요성을 주장한 지 6년이 흐른 지난 2일 트럼프는 90개국에 10~50%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불공정한 무역이 대규모 무역적자를 초래했고, 공장 등 제조업 기반 붕괴는 블루칼라 노동자 실직으로 이어졌다는 게 나바로의 생각이다. 그는 역순으로 해법을 찾고자 했다. 일자리를 만들려면 제조업 기반을 살려야 하고,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해 미국 생산을 장려하면 제조업도 살고 무역적자도 줄어들 것으로 봤다.
나바로는 불공한 무역의 핵심 원인으로 세계무역기구(WTO), 특히 최혜국대우(MFN)를 지목한다. MFN은 한 국가에 낮은 관세를 부과하면 나머지 회원국에도 최저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차별을 금지해 자유무역을 확대하자는 취지로 도입했으나, 회원국을 동등하게만 대우하면 관세를 높게 유지해도 되기 때문에 관세가 낮은 미국만 손해를 보는 구조라는 것이다. 고관세 국가들이 미국과 협상할 인센티브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평균 MFN 관세는 3.3%, 한국 13.4%, 중국 7.5% 등이다.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 간에는 FTA 관세가 우선 적용되지만, 미국이 FTA를 체결한 나라는 많지 않다. 나바로는 7일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에서 “트럼프의 상호관세 정책이 고장난 세계무역 체계를 고칠 것”이라며 WTO의 실패를 미국이 직접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고 설명했다.
주류 경제학자들은 광범위한 고율 관세는 수입품 가격을 끌어올려 초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나바로는 “관세를 세계 최대 시장이 부과하면 인플레이션이 생기지 않는다”고 맞선다. 그 이유로 “미국이 물건을 사줘야 생존하는 수출 의존형 국가들은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스스로 가격을 낮추게 될 것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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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나의 피터" 트럼프 홀린 男…한국 25% 관세폭탄 배후였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5889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6451
박현영 경제선임기자 park.hy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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