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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의 1 불탄 주왕산, 역대 국립공원 중 최대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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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재정비에 연내 25억원 투입

지난달 산불 온실가스 366만t 배출

7일 상공에서 내려다 본 주왕산국립공원 산불 피해 모습. 나무 잎까지 모두 탔다. 국립공원공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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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활활 타오르는 원 안을 뛰어넘는 서커스 아시죠? 그 원을 통과하는 심정으로 차에 물을 잔뜩 뿌리고 20분간 좁은 골목길을 빠져나가야 했습니다.”

7일 경북 청송군 주왕산 자락 인근의 너구마을. 곳곳엔 벚꽃과 개나리가 활짝 피었지만, 꽃내음 대신 매캐한 탄내가 코를 찔렀다. 지난달 21일부터 전국 42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 피해 지역임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너구마을 이장 권성환 씨(65)는 주왕산국립공원 내까지 산불이 번졌던 날을 떠올리며 “평소 익숙지 않은 길이었다면 빠져나갈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발생한 산불로 주왕산국립공원은 전체 면적 3분의 1에 달하는 3260ha(헥타르) 규모의 피해를 입었다. 역대 국립공원 산불 피해 중 최대 규모로, 두 번째로 피해가 컸던 2023년 지리산국립공원 화재 피해 128ha보다도 25배 크다.

화마가 휩쓸고 간 자리는 토양의 수분이 모두 날아가 약한 바람에도 흙먼지가 날리고 땅이 푹푹 꺼지는 상태였다. 침엽수와 활엽수의 피해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소나무 등 침엽수는 뿌리부터 줄기까지 대부분 검게 그을려 있었다. 수분을 많이 머금고 있는 활엽수는 불이 줄기 대신 땅을 따라 약하게 번져 피해가 비교적 적었다.

국립공원공단은 총 25억 원을 투입해 연내 공원을 복구할 계획이다. 국립공원공단 관계자는 “국립공원 소유의 산불 진화 헬기가 1대뿐이어서 이번 산불 때도 지리산을 진화하느라 주왕산에 제때 투입하지 못했다”며 “3대를 유지한다면 전국에 1시간 내 도착해 신속한 산불 진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이번 대형 산불로 이산화탄소 324만5000t, 메탄 27만2000t, 아산화질소 14만3000t 등 온실가스 366만 t이 배출된 것으로 추정했다.

청송=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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