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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수)

트럼프 “이란과 비핵화 협상 시작… 실패하면 이란 큰 위험에 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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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 아닌 ‘영구 폐기’ 요구 관측

합의 못할땐 더 강력한 제재 시사

“가자지구는 매우 중요한 부동산

美가 소유하고 통제해야” 또 주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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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 직접 대화를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비핵화를 위한 양자 협상에 돌입했다고 7일 공개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체결한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보다 더 강력한 합의를 이끌어내 이란의 핵 위협을 억제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간 국제사회가 요구했던 ‘제한적 핵 폐기’ 대신 ‘영구적 핵 폐기’를 압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핵 개발 포기 명시적으로 요구할 듯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한 뒤 취재진에게 이란과의 대화 사실을 밝혔다. 그는 “협상은 12일에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도 8일 이란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스티브 윗코프 미국 중동특사와 토요일(12일) 오만에서 만나 간접 고위급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이 이번 협상에서 합의하지 않으면 큰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합의가 실패하면 더 강력한 경제 제재는 물론이고 군사 행동에도 나설 뜻을 밝힌 셈이다. 이번 시도가 JCPOA와는 어떤 차이가 있냐는 질문에는 “훨씬 강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인 2018년 오바마 행정부가 2015년 체결한 JCPOA를 일방적으로 탈퇴했다. 핵 합의 탈퇴 이후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이란 고위 인사에 대한 자산 동결 등 강도 높은 경제 제재도 가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2030년이 지나면 이란의 핵개발 제한이 풀리는 일몰 조항 등을 문제 삼았던 만큼, 이번 재협상에서는 핵 개발 포기를 명시적으로 요구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의 핵 합의를 비판하며 철회한 가운데 기존 합의보다 더 나은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부진한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협상 중재, 관세 후폭풍에 따른 최근 미국 증시 급락 등으로 어떤 식으로든 외교 치적이 필요한 상태다. 고질적인 경제난을 겪고 있는 이란 측도 협상 압박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이스라엘은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이란의 핵 협상 추진에 회의적이며 합의를 꼭 해야 한다면 ‘리비아식’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진단했다. 역시 핵개발을 추진하던 리비아는 과거 서방이 제시한 ‘선(先)폐기, 후(後) 보상’ 안을 받아들였다.

● 트럼프 “가자지구 소유” 또 주장

트럼프 대통령은 하마스가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미국이 소유하고 통제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이날 “가자지구는 매우 중요한 부동산이며 미국이 관여해야 한다”며 미국이 포함된 평화유지군이 가자지구를 통제하고 소유하면 좋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2월 초 오랜 전쟁으로 폐허 상태에 빠진 가자지구의 주민들을 이집트, 요르단 등으로 이주시키겠다고 밝혔다. 또 이곳을 지중해의 유명 휴양지 ‘리비에라’처럼 개발하겠다고 밝혀 아랍권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반발을 불러일으켰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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