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비ㆍ유류비 달러로 결제하는 항공사 부담↑
관세로 교역량 감소하면 항공 화물 감소 전망
엔화 강세 보이면서 일본 여행객 위축 우려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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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가 관세와 고환율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관세 충격으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데다가 교역량 감소로 항공 화물 물동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엔화 환율까지 오르면서 항공사들의 주요 수익원이었던 일본 노선의 여객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도 커졌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날보다 5.4원 오른 1473.2원을 기록했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2009년 3월 13일 1483.5원 이후 16년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 조치로 글로벌 관세 전쟁이 심화할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달러 가치가 크게 뛴 것이다. 이달 중 환율이 1500원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원·달러 환율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항공사의 수익성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항공사는 항공기 리스비, 연료비 등 대부분 고정비용을 달러로 지출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를수록 비용 부담이 커진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350억 원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한다. 환율이 높아지면 여행 경비에 대한 부담이 높아지기 때문에 여객 수요까지 둔화할 우려도 커진다.
문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더욱 강력하고 광범위하다는 점이다. 여객 사업보다 수익성이 더 높은 화물 사업은 항공사들의 주요 수익원으로 꼽히는데, 시장이 다시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대한항공의 화물 매출은 4조4116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27.4%를 차지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1조7195억 원으로 24.4%를 비중을 보였다.
엔화 강세로 일본 여행객이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전날 원·엔 환율은 100엔당 1008.52원으로 2년 만에 1000원을 돌파했다. 최근 1~2년간은 엔저 현상이 이어지면서 일본 높은 수요가 유지됐다. 지난해 한국과 일본을 오간 여객 수는 2514만 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최근 몇 년간의 엔저 현상이 예외적이었던 것이고 정상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항공 업계 관계자는 “원·엔 환율이 800원 후반에서 900원 초반이었던 건 워낙 엔저였던 것이고 지금은 정상으로 돌아오는 과정으로 본다”며 “작년보다는 다소 오르긴 했으나 실제 일본 여행 수요에 영향을 줄 만큼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서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여행 수요 자체는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으나 항공화물 실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고환율에 따른 손익 악화 또한 우려된다”며 “비우호적인 환경의 단기 내 해소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하반기 글로벌 정세 완화 등을 기대해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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