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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관세폭탄'에 中企 비명…中 생산 기업도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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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中企 진출한 베트남…46% 관세에 전략 수정 불가피

중국 생산도 위태…가전·렌털 기업들 "美 재고로 버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모든 국가 수입품에 기본 10%를 부과하되, 국가별로 차등해 가중치를 두는 상호관세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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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중소기업들이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옮겨가고 있는데 베트남을 통해 미국 시장에 들어가던 기업들은 전략을 크게 바꿔야 하는 상황이죠."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가별 상호관세 부과가 본격 발효되는 가운데 관세율이 더 높게 책정된 베트남, 중국 등에서 생산을 하고 있는 중소·중견기업들은 더 큰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해당 국가에서 물품을 생산해 대미 수출을 하던 기업들은 저마다의 자구책을 찾으면서도 정부 차원의 대미 협상이 빠르게 이뤄지길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생산을 하는 중견 가전업체들도 상호관세 부과 전 재고를 비축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중국 떠나 베트남 갔는데…'46%' 관세에 전략 수정 불가피

9일 중소·중견기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미국 동부 기준 9일 0시)부터 미국은 미국 외에서 생산한 제품들을 대상으로 상호관세 부과를 시작한다.

상호관세율은 국가별로 상이하다. 특히 대미 무역 흑자를 내고 있는 동남아 국가들의 관세율이 높게 책정됐다.

베트남에는 46%의 관세가 부과됐고 태국은 36%, 인도네시아는 32%로 책정되는 등 동북아나 EU 등에 비해 관세율이 높다.

그중에서도 베트남은 중국을 대체할 생산기지로 다수의 한국 중소·중견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국가다. 진출 기업만 1만 개가 넘고 진출 기업 중 중소기업의 비중은 88%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이후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강화되면서 베트남이라는 대체 기지를 찾았지만 이번 상호관세 방침으로 베트남의 경쟁력도 떨어지게 된 상황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애로사항이 많이 접수되진 않았지만 베트남 진출 기업들도 관세와 관련한 불확실성으로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주현 중소벤처기업연구원장도 "우리나라의 많은 중소기업들이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옮겨가고 있다"며 "베트남을 통해 미국 시장에 들어가던 기업들은 크게 전략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상호관세 발효를 앞둔 8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다. 2025.4.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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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강 대 강' 대치에 중국 생산도 위태

중국에 생산기지를 둔 업체들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미국이 중국 생산 제품에 대해서는 기존 20%에 상호관세 34%를 더해 총 54%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중국도 미국과 동일하게 34%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미국은 50%의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어 상황이 악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바디프랜드는 중국에서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대표적인 업체다. 바디프랜드의 대미 수출은 3년 연속 증가하는 추세이기도 하다.

관세전쟁이 현실화하자 바디프랜드는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감안한 판매가격 조정, 생산기지 이전 등의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관세 부과 이전 미국 현지법인을 통해 충분한 재고를 확보해 당장의 어려움은 회피한 상황"이라면서도 "부과되는 관세 등을 감안해 판매가격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중 간 관세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제3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며 "미국 시장은 해외 사업의 주력 시장인 만큼 대외적인 변수를 예의주시하며 상황에 맞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국법인 재고로 버틴다…조속한 통상 시급"

한국 생산 제품에 대해서도 이날부터 총 25%의 관세가 부과되면서 제조업체들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미국 수출이 호황을 보이고 있는 가전·렌털업계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업체들은 관세 부과 전 비축한 미국 수출 재고를 소진하며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렌털업계 1위 기업 코웨이(021240)의 경우 충남 공주와 인천, 경기 포천시 등 국내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해 미국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

코웨이의 미국법인 매출은 2024년 기준 전체 해외법인 매출 1조 5452억 원 중 13% 수준으로 크진 않지만 시장은 계속해서 커지는 추세다. 코웨이 미국법인 매출액은 지난해 2142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

코웨이 관계자는 "총수출 대비 미국 수출 물량이 적은 편이라 영향은 크지 않다"면서도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4년 239억 원의 미국법인 매출을 올린 쿠쿠홈시스(284740)도 경기 시흥시 공장에서 국내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쿠쿠 관계자는 "관세 부과 전 미국향 재고를 많이 쌓아 둔 상황"이라며 "다만 고관세 기조가 장기화할 것을 대비해 내부 논의를 진행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중소·중견업계에서는 기업 단위의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무엇보다 한미 정부 차원의 조속한 관세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렌털업계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워낙 크다 보니 아직까지 구체화된 대응 방향이 없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기업 차원에서의 대응보다도 일본, 대만 등 주변국들과 같이 정부가 미국과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j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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